세종특별자치시 공무원이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화장실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에 대해 “기저귀를 차고 다니면 될 것 아니냐”고 막말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세종시 부강면사무소(이하 부강면)는 지난 2월 중순 세종시에 부강5리 백천 제방도로에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공중화장실(간이화장실)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부강면이 간이화장실을 설치해달라고 한 곳은 1.1㎞ 구간의 백천 제방도로 내로 인근 주민들의 운동코스로 애용되는 곳이다.
이 산책로에는 한 쪽 끝 지점에 간이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노후 돼 계단이 낡아 있는가 하면 재래식 화장실이어서 사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또한 야외 운동기구가 설치된 산책로 한 쪽에 치우쳐 있어 산책 도중 용변을 보려는 어르신들이 도로변에서 그대로 방뇨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른 주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강면사무소로부터 백천 제방도로 내 간이화장실 설치 요청을 받은 세종시 환경정책과는 지난 3일 백천 제방도로에 나가 부강면장을 비롯한 부강면 공무원과 지역 주민 등과 함께 간이화장실 설치 필요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 A 씨는 “화장실이 그렇게 급하면 기저귀를 차고 다니면 될 것 아니냐”, “우리 엄마면 기저귀 차고 나가게 하겠다”는 등 막말을 해 지역 주민의 분노를 샀다.
A 씨의 이와 같은 막말은 지역 주민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28%나 차지해 초고령사회인 부강면 주민들의 감정을 자극시켰으며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경우 돈이 있어도 아끼는 경향을 갖고 있어 기저귀를 차고 다닌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을 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민호 세종시장이 주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1박2일’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작을 부강면에서 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불거져 나와 시장 얼굴에까지 먹칠을 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부강 지역 주민들은 “제정신이냐”, “공무원이 어떻게 그런 막말을 쏟아 낼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다른 시민들도 “미친 거 아니냐”, “그게 위민행정이냐”, “공무원이 그렇게 잘났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현장에 함께 나간 부강면 관계자들은 “A 씨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매우 당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공무원 A 씨는 “여담으로 한 말이었다”, “대외적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 집행과정에서 말한 것을 여담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 “주민이 함께 현장에 있었는데 어떻게 대외적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하느냐”, “대내적으로는 그런 말을 해도 되느냐”, “시골에 사는 어르신들이 운동을 나가기 위해 기저귀를 살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이해가 부족했다. 실수를 인정한다”라며 “앞으로 조심하겠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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