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충격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이어 연이은 법원 출석이 예정된 상태에서 대정부 비판 수위를 끌어올려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이슈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역사관이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번 3.1절 기념사를 듣고 현장에서 제가 귀를 의심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입으로 우리의 건국 이념과 헌법 정신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고 침략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협력하는 건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과 같다"며 "정부의 대일 저자세와 굴종을 지켜보면 이 정권이 어느 나라 이익을 우선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오죽하면 '천공이 시키더냐'라는 세간 비판까지 나온다"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은 우리 민주당과 국민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퇴한 데 대해서도 "검사가 아빠면 학폭을 해도 명문대에 진학하고 퇴직금도 50억씩이나 받는 '검사 아빠 특권시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곽상도 전 의원 사건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학폭 근절' 지시를 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며 "이번 사건은 대통령 측근 검사들은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서) 예외라는 검사 독재정권의 오만한 특권의식이 빚은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관련 책임자를 엄하게 문책하고 인사참사 제조기로 전락한 검증 라인을 전면 교체하라"면서 "인사 참사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과 피해자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무한 권력 '검사 아빠 찬스'로 학폭 가해자는 당당히 명문대생이 됐다"며 "국민적 의혹과 공분이 가라앉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가해 학생 측이 제기한 행정소송 중 대법원까지 올라간 건 정순신 변호사 아들 건이 유일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학폭으로 강제전학 조치를 받은 정 변호사 아들 징계기록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된 것도 보도됐다"며 "민주당은 정순신 사태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이른바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 쌍특검 추진 방침을 재강조하며 "정의당과 협의를 지속해 대장동 사업 돈의 흐름을 시작부터 끝까지 파헤치는 특검법이 본회의에서 꼭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건희 특검법도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해 제기된 뇌물성 전시회 협찬 의혹에 대해 전날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소환조사 한 번 없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마찬가지로 제대로된 수사 없이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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