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전례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천 의견을 듣겠다'는 김기현 후보의 말은 위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자료를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2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법 7조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며 "이 문제 때문에 대통령이 공천 개입을 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2년의 실형 선고를 내렸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1월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징역 2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는 "(김 후보가) 판사 출신이신데 이렇게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발언이나, 그 전에는 윤 대통령께서 탄핵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너무나 불안한 후보"라며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실수가 누적돼 우리가 상처를 받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안 후보는 "정치공세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제에서 우리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제가 너무나도 잘 안다"며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총선까지 계속 이 문제로 아마 새로운 자료를 많이 갖고 있는데 그런 것을 계속 터뜨리면서 정치공세할 것이다. 그래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을 하라고 기회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는 "수사 의뢰하려면 본인이 하든지 어디서 고발을 하든지 하는 방법들일 텐데 언론이 취재를 많이 하고 있으니 하나씩 밝혀지지 않겠나"라며 "정치에서는 법만 지키면 되는 게 아니다. 도덕적 문제가 있고 편법을 사용해 재산을 지나치게 많이 증식했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시·구 의원 지지 선언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의혹 공세에 대해 "허무맹랑한 궤변을 갖고 계속 당내에서 분란을 일으키기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김기현 캠프 공보총괄본부장도 이날 불교방송(BBS) 인터뷰에서 "(김 후보가) 1800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발언은 악의적"이라며 "김 후보가 갖고 있는 산의 가격을 갖고 얘기한 게 아니라 그 옆에 도로가 연결된 아주 좋은 남의 땅 시세를 비교한 것"이라며 의혹 제기를 반박했다.
실제 시세차익에 대해 윤 본부장은 "(구입가가) 3800만 원이라는 것도 저희한테 확인한 게 아니라 그 당시 개별 공시지가를 평수에 곱한 것이다. 실제로는 2억800만 원에 샀다"며 "옆에 비슷한 임야의 시세와 비교했는데 AI는 11억 원 정도라고 했다. 25년 동안 5.5배 정도 오른 건데 그 정도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 최대 시세는 34억, 그냥 보면 24억 정도 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는데 이런 땅은 거래가 실제 이뤄져야 시세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땅을 팔아서 의혹을 해소하면 안 되나'라는 질문에 윤 본부장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땅을 기부하라. 팔아라' 여기에 대해 결정 내리는 것은 김 후보 본인의 개인적 판단 영역"이라며 "그런 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면 이 땅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인정받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팔거나 기부하면 되지 않아?' 쉽게 말씀하시는데 굉장히 단편적이고도 폭력적인 해법을 강제하는 행위"라며 "자유시장 경제 체제를 따르는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이 소유한 땅에 의혹이 하나 제기되면 무조건 다 팔고 기부해야 되나?"라고 했다.
한편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진행된 강원 지역의 4선이자 '윤핵관 맏형'으로 불렸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 후보가 있나'라는 질문에 "당대표를 꿈꾸다가 포기한 사람으로서 제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생각한다"며 "이번 전당대회가 국민들이나 당원들이 볼 때 그렇게 원만하게 흐르지는 않았다.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점은 굉장히 걱정했다"고 답했다.
권 의원의 이 발언은 전날 연설회 뒤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가 권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오래 전부터 서로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실상 김 후보를 지원해온 친윤계의 일반적 기류와도 차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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