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와그너 수장, 러 국방부에 "반역" 폭주…내부 분열 조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와그너 수장, 러 국방부에 "반역" 폭주…내부 분열 조짐?

러 국방부, 지원만 받고 통제 안 되는 와그너에 불만…전문가, 와그너 소외 와중에 "푸틴에 접근하려는 의도"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 수장이 자신들에게 군수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러시아 국방부를 향해 "반역"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당국이 와그너그룹을 점차 소외시키려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하고자 하는 "절망적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를 종합하면 21일(현지시각)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를 통해 세르세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통합사령관을 직접 지목하며 "국방장관과 통합사령관이 와그너그룹에 탄약을 제공하지 말라는 명령 뿐 아니라 항공 수송 지원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고위 관료들이 참호를 파기 위한 특수 삽 공급도 거절했다며 필요한 장비를 제공받지 못한 용병들이 "파리처럼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 관료들은 이 나라는 자신들의 것, 국민도 자신들 소유라고 생각해 그들이 편리할 때 사람들이 죽으면 된다고 결정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프리고진은 음성 메시지에서 "(와그너 전사들을 무장하려는 시도에 대한) 직접적인 반대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반역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프리고진은 전날에도 일부 관리들이 자신에 대한 개인적 감정을 이유로 와그너그룹에 대한 물자지원을 거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와그너그룹을 특정하지 않은 채 "탄약 부족과 관련해 돌격부대를 대변해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진술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군 당국자들이 전투원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린 프리고진이 이끄는 와그너그룹은 바흐무트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싸우며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최근 당국은 프리고진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달 초 프리고진은 와그너그룹이 수감자를 대상으로 전투원을 모집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그룹의 인력 충원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와그너그룹이 상당수 무기와 보급을 당국에 의존하면서도 국방부의 통제를 받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리고진의 당국에 대한 비판이 "러시아 전쟁 노력의 균열"을 드러낸 것으로 봤다.

러시아 독립 정치분석기관 R.폴리틱 대표 타탸나 스타노바야는 프리고진의 잇단 급발진이 "푸틴에게 접근"하기 위한 "절망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국정연설에서 "부처 간 대립, 형식주의, 오해 및 기타 터무니 없는 일들이 사라져야 한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군부 내부 갈등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프리고진은 국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고 "바빠서 연설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 '봄 대공세' 여력 없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러시아의 봄 대공세 예측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현재 대공세를 이끌만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러시아의 군수품 재고·재정 상황·동원 가능한 인력 등을 분석한 결과 전쟁을 일정 기간 지속할 수는 있지만 대규모 공세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지난주 발표된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2300대의 탱크를 잃었고 전쟁 전 재고 기준으로 현대식 전차(탱크)의 절반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현재 5000대 가량의 전차 재고가 남아 있지만 대부분 소련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다라 매시코트 선임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비슷한 단기전으로 보고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장기화 되며 "플랜 B(대안)가 없는 상태로 즉석에서 상황을 봐 가며" 전쟁을 수행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주말 미국이 제기한 중국의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을 러시아의 무기 재고 부족의 맥락에서 해석하기도 했다.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통합사령관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물자지원을 거부해 용병을 굶게 하고 그룹을 와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2017년 7월 4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회담이 열리기 전의 프리고진 모습. ⓒAP=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김효진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