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 당 대표 후보들의 '윤심' 경쟁으로 흐르고 있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상황이 딱 아사리판이 돼버렸다"고 혹평했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처음부터 '윤심'으로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상황이 복잡해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후보들의 윤심 경쟁과 윤 대통령의 당 장악 의도가 맞물려 진흙탕 경선으로 흐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실은 가급적이면 당 대표 선출에 관심을 안 갖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지금 당을 완전히 장악하면 뭐를 할 수 있을 것이냐. 결국 나중에 후회밖에 남는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된 사람들은 당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며 "윤 대통령도 그런 전철을 밟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5년 동안의 대통령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면 그것으로서 대통령의 업적이 남는 것이지, 당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막 한다고 해도 임기 끝나고 난 다음에는 허무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과 탄핵 사태 후폭풍으로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했던 노무현 정부 사례를 언급하며 "그렇게 (국회 과반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에 무너져버렸다"고도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의 입장은 뭐가 되느냐"며 "당 경선에 대통령실이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 결과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도 생각을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윤심', '당심', '민심' 논란과 관련해 "민심이 당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당심은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며 "당심이 민심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유권자가 그에 대해 더 거부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그는 "최근에 하는 얘기를 보면 굉장히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통적으로 대통령 얼굴만 보고 사는 정당"이라고 했다.
또한 양강으로 평가되는 김기현, 안철수 후보에 대해 그는 "당 대표가 돼 자기 능력으로 (총선 승리를) 달성할 생각을 해야지 누구의 마음을 잘 읽는 이가 되고, 어떤 사람은 나하고 연대를 한다는 소리를 한다"며 "그런 얘기를 한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는 참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지금 너무 공격을 받으니까 오히려 지지도가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절대 철수 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은 자기가 지향하는 목표가 대통령 출마인데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기지 못하면 대표직도 사퇴해야 된다. 절체절명의 상황의 처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안철수가 대표가 되면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한테는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그의 대표 당선시 수도권 총선에 "약간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고(故) 신영복 전 교수를 평가했던 안 후보를 향해 친윤계가 '종북 색깔론'을 제기한 데 대해 "신영복을 조금 추켜세웠다고 해서 안철수 후보가 빨갱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비약이 아니다"라며 "그런 얘기를 하면 일반 국민이 그대로 수용을 안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는 천하람 후보에 대해선 "나름대로 소신 발언을 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책임당원들이 동조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상당한 표를 결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인 최종 결선 자리에 들어만 가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성공"이라고 했다.
출마를 포기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무엇 때문에 처음에 대표 출마를 하려고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사람이 그렇게 허약해서 무슨 놈의 정치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을 하겠나"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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