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8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이유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의회주의 포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20여분 만에 알림 메시지를 통해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은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을 때 추진할 수 있는데, (이 장관이) 어떤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는지 아직까지 드러난 게 없다"고 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 장관의 직무는 즉시 정지됐으며, 헌법재판소는 소추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최장 180일 이내에 탄핵 여부를 선고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정은 대통령, 의회, 사법부 모두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해야 한다"며 "입법, 행정, 사법 3권분립 체계로 운영이 되는데, 한 축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정 행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른 한 축에서 이걸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국회가 의결한 이 장관 탄핵안이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헌재가 소추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행안부는 이날 한창섭 차관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탄핵소추안 가결 뒤 이 장관은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한은 그 취지에 맞게 행사되어야 한다"며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국민안전 공백 상태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빠른 시일 내에 행정안전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직무대행을 맡은 한 차관을 대신해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 '실세' 차관을 임명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방대한 행안부 업무 파악에 난점이 우려돼 실제로 임명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실세 차관 임명 계획에 관한 질문에 "그런 검토는 현재로선 하지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장관이 궐위됐기 때문에 1차관과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중심으로 국정에 공백이 없도록 안정되게 행안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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