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스웨덴에서 반 튀르키예(터키) 시위가 벌어진 것을 두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지지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과 <AP> 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틀 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튀르키예 대사관 주변에서 일어난 반튀르키예 시위에 대한 논평에서 스웨덴이 "우리 대사관 앞에서 그러한 비열한 짓을 허용한 뒤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우리의 어떤 자비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스웨덴 당국이 시위를 막지 않은 것을 비난했다.
지난 21일 스톡홀름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주변에서 덴마크 극우정당이 주도한 반튀르키예 시위가 벌어져 스웨덴 시민권이 있는 이 정당 대표 라스무스 팔루단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우는 일이 일어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이 "거리에서 테러조직이 활개치게 둔 뒤 나토 가입 지지를 기대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튀르키예를 비롯한 무슬림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나토 문제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쪽은 튀르키예를 다독이려 애썼다.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21일 "스웨덴은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존중하지만 이는 스웨덴 정부가 (반튀르키예 시위에) 나타난 의견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빌스트롬 장관은 23일엔 에르도안 대통령 논평에 대해 "스웨덴은 나토 가입과 관련해 스웨덴·핀란드·터키 사이의 협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표현의 자유는 나토 회원국들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이번 시위에서 일어난 행동은 부적절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위를 "자동적으로 불법"으로 만들 순 없다고 튀르키예 쪽 입장에 반대 뜻을 표명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했지만 기존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반대로 회원국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이들 국가들의 나토 가입 찬성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그 뒤에도 구체적 조건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며 계속해서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