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봄날, 2023년 3월 25일(토),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트레킹 전문가. 여행작가)는 제79강으로, 서해상의 꽃섬, 안산시 <풍도>를 찾아갑니다. 이름도 낯선 서해의 작은 섬 풍도는 봄철이면 천상의 화원으로 변신하는데요. 복수초, 풍도바람꽃, 변산바람꽃, 풍도대극, 노루귀 등이 지천으로 핍니다. 풍도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 2종 있을 정도로 야생화의 천국인데요. 왜 이렇게 풍도에만 꽃이 그득한 걸까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봄의 여신이 풍도와 입맞춤했다고 할 수밖에요. 봄의 여신과 설왕설래하러 함께 풍도로 떠나보실까요.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라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 중입니다.
*참가회원님은 자신과 동행자의 건강을 위해 최종 백신접종을 완료하시고, 항상 실내·차내 마스크 착용, 손소독, 거리두기를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두발로학교 제79강으로, 2023년 3월 25일(토) 준비하는 <봄의 여신과 입맞춤한 꽃섬, 풍도 나들이>에 대해 들어봅니다.
풍도를 유명하게 만든 장본인은 야생화
풍도는 대부도에서 약 24㎞, 서산 삼길포항에서 약 11㎞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면적 1.84㎢, 해안선 길이 5㎞에 불과하다. 풍도는 예로부터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라고 불렸다. 청일전쟁 때 이곳 앞바다에서 청나라 함대를 기습하여 승리한 일본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풍도(豊島)로 표기한 뒤로 우리 문헌에도 풍도(豊島)로 표기되어 왔으나 최근 다시 옛 이름을 찾아 풍도(楓島)로 돌아갔다.
풍도는 수산자원이 풍부하다고 알려졌지만, 정작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섬 주변에 갯벌이 없는 까닭이다. 예전에 주민들은 해마다 겨울 몇 달간은 인근 섬에 이주하여 수산물을 채취하며 생활했다고 한다. 풍도의 풍요로움은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는데, 후망산(175m) 일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야생화가 그것이다.
풍도의 야생화는 자생지가 넓고 개체수가 많아서 유명하게 된 것도 있지만, 풍도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 2종이나 있기 때문이다.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그것이다. 풍도 야생화 트레킹은 마을 위의 은행나무 위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후망산 야생화 군락지를 감상하고, 군부대에서 산 반대편 풍도대극 군락지와 바위가 아름다운 북배를 거쳐 해안을 따라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이 좋다.
풍도마을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집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남쪽 육지를 바라보고 있다. 마을길로 접어드니 담벼락에 물고기, 문어, 조개 등이 그려져 있다. 그 안에 손바닥만한 건물과 운동장이 보인다. 여기가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다. 학교는 작지만 역사가 무려 80년이 넘는다. 풍도분교의 학생은 1명뿐이라 안타깝다.
피난 온 인조와 은행나무
마을은 전체적으로 낡았고 계속 낡아지고 있다. 하지만 2012년 8월 ‘2012 경기도 서해섬 관광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풍도에 물들다>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벽화, 조형물 등이 세워지면서 조금은 밝고 명랑해졌다. 물고기가 그려진 골목길을 휘돌아 산비탈을 오른다. 동무재에 올라서자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기분 좋게 얼굴을 핥는다. 앞쪽으로 인조의 은행나무가 보인다.
500년 묵은 은행나무는 ‘이괄의 난’을 피해 풍도로 피난 온 인조가 섬에 머문 기념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어수거목(御手巨木)으로 부르며 풍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지나는 배들은 이 은행나무를 보고 섬이 풍도임을 알았다. 특히 노란 단풍이 절정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나무 아래의 샘을 주민들은 은행나무샘이라 부른다. 은행나무가 수맥을 끌어당겨 만든 특이한 샘으로 주변 여러 섬 중에서 가장 물맛이 좋았다고 한다. 샘에서 넘친 물이 은행나무 앞을 늪처럼 만들었다. 그곳을 건너가면 산길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만난 꽃은 복수초다. 복수초 종류 중에서 가지복수초인데, 다른 곳보다 꽃이 크고 색이 진하다. 특히 꽃 아래에 복슬복슬 자라난 진초록 잎이 꽃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복수초는 아기곰처럼 귀엽다. 복수초 다음은 노루귀다. 분홍색 노루귀와 흰색 노루귀가 번갈아 가며 나타나 특유의 솜털을 자랑한다.
계속 산길을 따르면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다. 꽃 사진을 찍기 위해서지만, 마치 경이로운 존재를 알현하기 위한 자세처럼 보인다. 철조망이 보이기 시작하면 풍도바람꽃을 볼 차례다. 철조망 안으로 들어서면 눈부시게 흰 바람꽃으로 그득하다. 여리고 고운 바람꽃 일가에는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변산바람꽃, 풍도바람꽃 등이 있다. 학명은 아네모네(Anemone), 바람꽃은 바람의 여신 아네모네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풍도바람꽃의 탄생
풍도바람꽃은 예전에는 변산바람꽃으로 알았지만, 식물학자인 오병윤 교수가 조금 틀린 부분을 발견했다. 우선 꽃이 변산바람꽃보다 크다. 결정적으로는 밀선의 크기다. 변산바람꽃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하나로 꽃잎이 퇴화되어 2개로 갈라진 밀선(蜜腺, 꿀샘)이 있다. 풍도바람꽃은 밀선이 변산바람꽃보다 좀 더 넓은 깔때기 모양이다.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되었고, 2011년 1월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에서 풍도바람꽃으로 정식으로 명명됐다.
철조망 지대를 나와 좀 더 오르면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공터 곳곳에 로프로 바람꽃과 복수초 군락지를 보호하고 있다. 그곳을 자세히 보면 간혹 꿩의바람꽃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정상처럼 보이는 언덕에 올라 계속 능선을 타면 군부대를 만난다. 북배는 군부대 뒤쪽 산비탈로 내려서야 한다. 이 길에 풍도대극이 많다.
제법 가파른 길을 타고 내려오면 북배에 닿는다. 북배는 풍도의 서쪽 해안을 이루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비경으로, 붉은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유래한 이름이라 추측한다. 북배의 붉은바위는 그 색감이 오묘하며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이다.
북배에서부터 왼쪽 해안길을 따른다. 흉하게 파헤친 채석장은 폐허로 변하며 풍도의 아픔을 전해준다. 상쾌한 파도소리 들으며 길을 따르면 풍도등대 앞이다. 나무계단을 따라 등대로 올라서면 시원한 바다 조망이 열린다. 후망산 동쪽 정상에 위치한 풍도등대는 인천과 평택, 당진항을 드나드는 선박을 비롯해 인근 해역의 여객선과 소형 어선의 안전 항해를 위해 1985년 8월16일에 점등했다. 다시 해안을 따르면 큰여뿔 산책로를 지나 풍도마을로 돌아오면서 꽃섬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두발로학교 제79강 <봄의 여신과 입맞춤한 꽃섬, 풍도 나들이>는 2023년 3월 25일(토) 아침 6시 40분 서울을 출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하여 두발로학교 기사(3월)를 확인 바랍니다.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을 즐기려는 동호회원들의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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