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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UAE 적" 파장 일파만파…이란, 한국 대사 초치해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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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UAE 적" 파장 일파만파…이란, 한국 대사 초치해 항의

이란 동결 자금, 핵 보유 가능성에 대한 비판도…"양국 관계 재검토할 수 있다"

"이란의 적은 아랍에미리트(이하 UAE)"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은 외무성과 주한이란대사관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한 데 이어 주이란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18일(현지 시각)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윤강현 주이란한국대사가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에 의해 소환됐다며, 이 자리에서 "한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이란의 강력한 항의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나자피 차관은 기존 이란 외무성 및 주한이란대사관이 밝힌 입장보다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란이 걸프 지역 대다수의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이같은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중동)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윤 대통령 발언 자체뿐만 아니라 양국 간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까지 언급했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 내 동결돼있는 이란 자금을 거론하며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까지 제시했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 정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자피 차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11일(한국 시각) 외교‧국방부 업무보고에서 핵 보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외무부는 이란의 이같은 항의에 대해 윤 대사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 또는 한국의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며 "그는 이란의 견해와 기대를 한국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18일(한국 시각) 주한 이란대사관 공공외교담당관실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에도 이 지역(페르시아만)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발전, 특히 이란의 두 번째 경제 교역 상대국인 UAE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란이 UAE와 적대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 중으로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외무성 역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인 16일(현지 시각)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인 발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변인은 이어 "이란 외무부는 한국의 최근 입장, 특히 이란과 UAE관계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발언은 비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외무성과 대사관이 모두 나서서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으나 한국 정부가 여전히 "이란과 관계 없는 발언"이라는 답만 내놓자 주이란한국대사의 초치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5일(현지 시각) 윤 대통령은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에 방문해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국가의 정부 수장이 다른 국가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비외교적인 언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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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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