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한국과 일본은 안보,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필요로 하는 가장 가깝고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두 나라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연대를 지속해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는 지난 몇 년간 가장 어렵고 깊은 질곡에 빠져있었으나, 최근 들어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양국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가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상기하며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대독한 축사에서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정상회담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고, 양국 간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도모하기로 재차 의견을 모았다"고 하면서 "올해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하고자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한 "국교 정상화 이후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현안을 해결해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양국 현안은 한국 정부가 최근 일본 기업이 아닌 제3자로부터 판결금을 대신 변제받는 방안을 공론화한 강제징용 문제로 보인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가 "가능한 한 신속히 현안을 해결해 한일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려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해 이르면 올해 봄까지 한일 양국이 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르면 윤 대통령이 2월에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수행 중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셔틀 외교의 복원에 앞서서 양 지도자 모두 관련 현안 문제의 해결, 한일관계 개선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2월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시기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면서도 "기시다 총리도 윤 대통령과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열심히 (강제징용) 피해자라든지 관련 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감안해서 집중적으로 협의 중이기 때문에 조금 더 협의 결과를 지켜본 후에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해 이란 외무부가 반발한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발언은 현재의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어제 아크 부대에서 말씀하신 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이라며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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