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설을 앞두고 대구를 찾은 데 대해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것"이라며 "'윤심(尹心)'을 전파하기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용'"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대표가 전날 방문한) 대구 서문시장은 보수의 심장(을) 표시하는 곳 아닌가"라며 "(지역의 상징성을 볼 때)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특히 오는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대구를 방문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깔린 행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파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민심을 받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TK 출신 아닌가. (또) 당심을 받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 둘 다 못 나오게 하지 않나. 그러니까 '윤심'을 받는 후보를 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대구 서문시장을 가서 한 번 돌면 상징적으로 그렇게 생각이 안 될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가) 대통령실 기자와 카메라를 활용해서 대구 서문시장을 갔다. 그런데 어쩐지 '윤심'을 전파하기 위한 '전당대회용'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면 제가 나쁘겠죠?"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박 전 원장은 김 전 대표의 이번 대구 방문은 "잘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외부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영부인들이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영부인 부속실을 만들어서 공적 관리를 해야 된다"며 "(김 여사 외부 활동에) 저는 반대 안 한다. (오히려) 잘한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영부인 부속실이 없고 대통령실의 관리를 받고 있다. 그러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것"이라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부속실 필요성과 관련해 "대통령 하고 부인은 좀 구분돼야" 한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김 전 대표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취재를 허용한 것 역시 "잘한 일"이라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세상에 자기 지지도 올라가는데 (기분)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김 전 대표의 이번 대구 방문은 일종의 자신감 표현이라고 했다.
한편,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김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대해 "편파적"이라며 "'따봉'하는 것으로는 방문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제가 알기론 이미 두 번 이상 (서문시장에)간 것 같다"며 "특정 한 군데만 가는 건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도 추석·설날 명절 이런 때 시장을 방문했다"며 "그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게 이전에 방문한 적 있느냐, 없느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 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가장 많이 하는 게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 사먹고 '따봉'하는 것. 그리고 박수 치고, 그걸로 과연 시장 방문의 어떤 의미를 살릴 수 있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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