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맏형' 권성동 의원이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친윤계의 전당대회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윤핵관 중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연대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기현 의원의 '친윤 당권주자'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변수로 남았다.
권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불출마 입장문에서 차기 당 대표의 조건을 제시하며 전당대회에 대한 일종의 '친윤계 지지 후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먼저 "대권 욕심이 당의 이익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며 "차기 대통령 출마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선주자급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권 의원은 또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 당의 정강정책 곳곳에 박혀 잇는 '민주당 흉내내기'부터 걷어내야 한다. '따뜻한 보수'와 같은 유약한 언어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한 현재의 당 정강·정책을 갈아엎자는 이야기인 동시에 '따뜻한 보수', '개혁보수'가 브랜드인 유 전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그간 '김장연대'의 주인공인 김 의원과 '친윤 당권주자'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이와 관련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아침까지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하고 권성동 둘은 윤심을 놓고 한 판 홍역을 치를 거"라며 "권성동이든 김기현이든 어차피 윤심 놓고 (경쟁)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기도 했다.
결국 권 의원이 전격적으로 출마를 접은 배경에는 김 의원에 비해 낮은 지지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발표된 국민의힘 당 대표 여론조사 3건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권 의원의 지지도는 3.8%(SBS-넥스트리서치), 2%(경향신문-매트릭스), 1.8%(MBC-코리아리서치)에 불과했다. 같은 조사에서 김 의원의 지지도는 9.4%, 11.1%, 12.8%로 나타났다.
친윤계 당권주자 경쟁과 관련해 앞으로 남은 변수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나 부 위원장은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3건에서 각각 24.9%, 22.7%, 21.4%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나 부위원장은 지난 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대통령께서 인구 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충분히 말씀을 나눠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3건 관련 정보는 아래와 같다. 3건 모두 조사 관련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BS-넥스트리서치 :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해 12월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조사(유·무선 전화면접조사 무선 87%, 유선 13%, 응답률 14.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해 1일 발표.
경향신문-매트릭스 : 매트릭스가 경향신문 의뢰로 지난해 12월 30~31일 전국 성인 최종 1000명을 설문(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면접방식·응답률 10.3%·)해 1일 발표.
MBC-코리아리서치 :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지난해 12월 28~29일 전국 성인 최종 1009명을 설문(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면접방식·응답률 14.6%)해 1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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