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여당의 역할론에 대해 "대통령실이 민심과 다른 쪽으로 갈 경우 과감하게 지적하고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라며 당내 친윤(親윤석열) 그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안 의원은 23일 공개된 월간 <신동아> 인터뷰에서 "용산이 30%대 지지율에 갇혀 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을 제대로 못 치른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당내 친윤 그룹을 겨냥해 "당이 용산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용산이 하는 일에 대해 옳다고만 하면서 쌍둥이처럼 가면 어떻게 되겠느냐. 지지율이 올라가겠느냐"면서 여당이 일면 정부 견제·견인 역할을 해야 함을 설파했다.
그는 나아가 "대통령께서도 가장 절박한 게 이번 총선에서 이기는 것일 것"이라며 "예를 들자면, 나랑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만 공천했는데 다 떨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느냐. 그러니까 1순위는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차기 총선 공천에서 대통령실이 '친윤 공천'을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얘기다.
그는 총선과 관련 "당에 오래 있었고 여러 번 전당대회를 치른 분들은 신세 진 사람이 굉장히 많다. 만약 이런 분들이 당대표가 되면 기존 당협위원장들을 대거 자기 사람으로 바꿔버리면서 공천 파동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저는 봐줄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한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후 아직 회동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시기의 문제이긴 하지만 만나셨으면 좋겠다"고 직언을 했다.
그는 "관저도 생겼으니 사법적인 리스크와는 별도로, 현재 야당의 결정권을 가진 대표를 (관저로) 불러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5명이 철도파업 금지 법안에 합의하고 찍은 사진이 참 아름답더라"며 "제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모여 그런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 의원은 자신이 범(汎)친윤계 혹은 비윤(非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데 대해 "우리 당에 친윤·반윤·비윤은 없다"며 "친윤·비윤을 강조하는 사람은 총선 승리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주장헀다.
그는 "'나는 친윤이고 상대는 비윤이니 내가 당 대표가 되겠다'는 인식이 당을 분열시킨다"며 "대통령도 당이 친윤·비윤 구도로 비치기를 원치 않고, 당이 화합하고 한목소리를 내길 원한다. 대통령도 바라지 않고 총선에서 이길 방법도 아닌데 당 대표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나만 친윤이야'(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친윤 주자들을 겨냥했다.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당내 몇몇 의원들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그는 "윤핵관으로 따진다면 여당의 모든 의원이 윤핵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편 전당대회 룰·일정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든 상관없다. 불확실성만 없으면 된다"며 "어느 쪽이건 현재 비대위에서 결정하면 유불리 따지지 않고 그대로 따르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고 과반 득표자 부재시 결선투표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전국위원 790명 중 찬성 507명, 반대 49명으로 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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