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하며 ‘생명의 화가’로 불리는 노은님(1946~2022)작가의 첫 유고전이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나, 종이, 붓’이라는 이름으로 22일 개막한 노은님 작가의 유고전에는 회화작품과 입체작품(모빌) 40점이 전시됐으며,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도 다양하게 출품돼 내년 5월28일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유고전에서는 물고기와 새, 꽃 등의 자연물로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뤄온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단순한 선과 원초적인 색으로 화면을 채우는 생명의 화가로 불린 노은님 그는 인간을 새로, 새는 물고기로, 물고기는 나뭇잎으로 거침없이 바꿔버린다. 그의 그림에선 경계가 없고, 막힘도 없다. 검은 물감을 듬뿍 묻힌 붓으로 쓱쓱 그려낸 작품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자유로운 그림으로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주솔거미술관은 당초 올 10월 노은님 초대전을 계획했으나 작가의 갑작스런 별세로 무산 위기를 맞았지만 ‘노은님 아틀리에 골데나한트’의 도움으로, 작가의 첫 번째 유고전으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독일 현대미술의 표현주의에 동양의 존재론이 버무려져 강렬하면서도 초월적인 작업을 구가했던 노은님 작가는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국립 함부르크 조형예술대학의 정교수로 임용되어 20여 년간 독일 미술 교육에 기여했다.
또한 바우하우스,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 베를린 도큐멘타, 국제 평화 비엔날레, 제5회 국제 종이 비엔날레 등 유수의 전시에 초대된 바 있는 독일 미술계에 확실한 족적을 남긴 작가이다. 2019년 11월 독일 미헬슈타트의 시립미술관에 그를 기리는 영구 전시관이 개관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노은님 작가의 갑작스러운 별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작가의 예술세계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노력해 준 ‘노은님 아틀리에 골데나한트’에게 감사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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