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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 불처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성매매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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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 불처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성매매 문제 해결

[프레시안 books] <불처벌>

왜 성매매 여성 불처벌인가?

애들이 항상 그럽니다. 너도 한 번 가보면 쉽게 드나들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저도 제가 쉽게 드나들 것 같아서 첫빵(?)에 신중해 지다 보니 더 안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여자들이 남자와의 잠자리 처음이 어렵듯이 (...) 제 주변은 50~60%정도? 아직 20대 중반이라 이렇고 나이 먹으면 거의 90%에 수렴하겠죠. 그리고 저도 언젠간 경험할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든 그 나이를 늦추고 싶지만 (주변인들의 성매매 업소 출입 현황을 묻는 한 커뮤니티 회원 남성의 게시글 댓글 중)

창년들 맨날 (남성 열 명 중 구매자가) 아홉이래 ㅋㅋㅋㅋ 주변에 그런 새끼들만 있으니까 그렇지.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성판매 여성 당사자 인터뷰 캡쳐 화면 게시글 댓글 중)

성매매가 불법인 한국 사회 온라인 댓글들이다. 성 판매 여성의 인터뷰엔 댓글 1535개가 달렸다. 여성의 흐릿한 실루엣이 못생겼고 배움의 수준이 낮다고 욕하고 있다("메퇘지", "존나 무식"). 남성 성구매에 대한 글의 댓글은 달랑 32개다. 무식은 '앎이 없음'이다. 잠자리와 성 구매를 같이 놓고 비교하는 게 심각한 무식이다. 그러나 이 무식은 비난은커녕 지적도 받지 않는다.

언젠가 여성이 성 구매 경험을 아무렇게나 말해도 크게 문제 없고, 성 판매 남성이 인터뷰를 하면 "존나 무식한 거 티낸다"고, 그림자마저 못생겼다고 천 개가 넘는 댓글로 욕을 먹는 그날이 올까? 지나가다 우연히 욕 한마디를 들어도 귀가 뜨거워지는 것이 사람이다. 그날이 오면 나는 성매매 산업을 축소·근절하려는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성매매 남성의 편에 서서 그들이 성산업 현장 안에서의 자기 경험을 정확하게 말하도록 법부터 정의롭게 도와줘야 성매매 문제가 이 사회에 제대로 드러날 수 있다고 주장하겠다.

그러나 현실은? 위 댓글들을 보라(현재는 2011년과 달리 남성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주장은 달랑 21개의 댓글을 받은 2021년 게시글을 인용해 미리 반박하겠다. ([남자가 인생 살면서 유흥 업소 한 번쯤 가본 비율 몇% 보냐? 죽기 전까지 한 80세에 생을 마감한다 쳤을 때 80년 동안 단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1%내외로 본다.] (dogdrip.net/326948143 게시글 작성자: a666fec9, 2021. 05. 26). 

그래서 책 <불처벌: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사회에 던지는 페미니즘 선언>의 저자들은 성산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매매 여성은 (법으로까지)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황유나)"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변화부터 출발해야 비로소 우리가 성매매 문제를 정확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위 주장은 어렵지 않다. 한국 사회 구성원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현실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성매매 여성 불처벌이 고작 문제 해결의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매매에 대해 무엇을 더 알아야 성매매·성산업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진짜 앎에 목마른 사람이 이 책을 더욱 자세히 뜯어보면 지금까지 고민해 온 지점 곳곳에서 불꽃이 튀는 것처럼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있으면서 있지 말라는" 불가능한 요구

이 책은 글의 조각조각으로 통찰을 얻는 책이라기보다는, 각 장 간의 유기성과 필자들의 배경, 위치에 주목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전반을 개괄하여 가이드를 해 보겠다. 책은 총 3부로,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고 활동해 온 필자들의 글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 성매매·성산업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1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현실'은 성매매 문제를 한국의 법과 정책, 규범이 똑바로 다루지 않아서 성매매 문제가 점점 난국으로 빠지고 꼬여버리는 현실에 대한 분석이다. 저자들은 성매매를 탈자연화하는 작업부터 해 나간다.

김주희는 성매매를 정치경제적 관점으로 보아 온 활동가 출신 연구자다. 그는 "남자라면 당연히" 성매매에 끌린다는 설명을 기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는 구매욕을 부추기는 핵심이고, 무엇보다 확실한 광고는 구매자 후기다. 김주희는 후기 글을 열심히 쓰는 구매자가 바로 '알선 네트워크'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다년차 활동가 노혜진의 글을 통해서는 업주, 성매매 여성 간의 불평등을 볼 수 있다. 특히 대부업자가 업주의 편에 붙어 여성들에게 이자 장사를 하면서 여성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합법적 금융 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법과 정책을 연구해 온 장다혜는 성매매특별법에서 성폭력과 '윤락행위'가 법리적으로 혼돈되는 현상이 어떻게 만들어져 온 것인지 시간을 뒤로 돌려 통시적으로 분석한다. 백소윤은 성폭력, 성매매 피해자들과 수사 현장에 동행하는 변호사다. 성매매 현장에는 성폭력, 사기가 쉽게 얽히기 마련이지만, 활동가, 경찰, 법관 앞에서 성매매 여성은 좀처럼 정확한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그가 바로 옆에서 본 생생한 현실이다.

2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해온 역사'는 독자들이 1부에서 얻은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역사 분석을 통해 근거를 찾아 이해를 넓혀 나가게 돕는 파트다. 장원아와 김대현은 역사학적 분석틀로 시기별 사건에 집중한다. 각각은 일제 공창제 하 성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와 1930년대 노동운동의 부상에 힘입어 기생들이 단결해 항의해 온 기록을 검토하고, 1960년대 국가의 성매매 여성 '관리'와 '선도' 사례를 중심으로 성매매 여성 개인 탓을 해서 문제를 똑바로 못 보게 하는 오늘날과 과거를 연결하는 분석을 제시한다. 한편 역사사회학 관점을 취하는 박정미는 한국의 법령이 성매매 여성에게 "있으면서(합법적 행위자 - 유흥영업종사자, 접객부, 위안부)" "있지 말 것(범죄자 - 윤락행위자, 요보호여자)"을 요구해 온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자세한 문헌들을 근거로 보여준다.

성매매를 향한 '쉬운 말들'에 대한 문제제기

3부 '성매매 여성 불처벌을 향한 문화정치'는 '쉬운 말들'에 반박하는 파트다. 성매매는 성폭력인가? 페미니스트는 노르딕 모델과 합법화(혹은 비범죄화)의 싸움에서 전자를 지지하면 정의로울 수 있는가? 이런 의문을 가져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검토해 봐야 하는 주장들이다.

성폭력을 연구해 온 남승현은 언론에 "떡볶이 화대 사건"이라고 주목받았던 사례의 반응에 주목한다("화대가 고작 떡볶이라니 말이 돼?"). 이어지는 최별의 정치경제적 분석을 더해 두 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성폭력은 권리 문제, 성매매는 합의 문제라는 이해 방식은 같은 논리 위에 서 있다. 이에 동의하는 입장에서 내 주장을 더해 보면, 페미니즘은 여성을 시민이라고 주장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여성을 합리적인 개인-시민(활동가, '일반' 여성)과 조건에서 탈락하는 시민 미달의 존재(성매매 여성), 둘로 나누고 전자가 후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부터 버려야 운동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성매매의 착취적 피해를 드러내면서도 피해자의 사정을 정확하게 보고, 당사자를 동료 시민으로서 존중하며 같이 운동을 하려면 어떤 이해가 필요할까? 민가영과 유현미의 글을 참조할 수 있다. 민가영은 가출청소년을 직접 만나는 질적연구자다. 그와 인터뷰이들 간의 '라포', 연구자로서의 해석 자원을 통해 우리는 조건만남을 하는 가출팸 청소년들이 집을 나오는 이유, 그게 가능한 조건, 돈과 폭력 외에 이들 사이에서 오가는 것들을 알 수 있다. 청소년, 아니, 사람은 돌봄과 친밀성을 원한다(최근 페미니스트들의 가장 큰 이슈가 돌봄이고, 청년 여성들의 키워드가 친밀성, 즉 연애와 결혼, 가족 공동체인 것을 떠올려 보라).

유현미는 성매매 여성을 한국 현실에 정확히 위치시키려 애쓴다. 시민은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지는 존재다. 그러나 성매매 여성은 때로는 세금을 내라고 요구 받고(건강보험 소득 확인 시스템에 포괄), 어떨 때는 정책에서 배제되는 식으로(계약직 미만 불량 일자리 경험이 제대로 문서화되지 않는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를 똑같이 겪으며 각종 정책 지원금에서 탈락) 어정쩡한 데 떠밀린 존재다. 그 근간에는 성산업을 둘러싼 구조 자체가 성별화된 젠더 문제가 있다. 유현미는 이 문제를 사회 구조 전체와 연결해 이렇게 분석한다. 남성의 성적 욕망이 여성과의 소통·협상을 통해 추구되지 않고 배설되는 현실 속에서(권김현영(2018), 〈그 남자들의 '여자 문제'〉, 정희진 편집, <미투의 정치학>, 교양인; 유현미 302 재인용.) 여성이 남성의 주체성 고양과 성적 만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한쪽 방향으로 몰려나고, 여성화된 직무 전반에서 성적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역할의 하나로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쉽게 가지 말자

책 전체, 특히 3부를 중심으로 한 저자들의 독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요약하면 성매매·성산업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고 싶다면 쉽게 쉽게 가지 말자는 것이다. 이 책을 꼼꼼히 읽으며 2015년 페미니즘이 대중화되는 바람에 대중의 하나인 내가 얼떨결에 활동을 시작하고, 2018년에 책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나말사)를 이소희와 함께 펴내며 성매매·성산업에 대해 나름대로 진지하게 공부하고 활동해 온 경험을 상세히 돌이켜 보게 되었다. 지난 7년 동안 시간이 걸려 하나하나 발굴해 냈던 질문들이 책 여기저기 퍼져 있었다.

페미니스트로서 내가 만나 온 여성들 중에선 성매매에 분노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나 역시 그랬듯, 각자의 현실 속에 얼른 성노동-비범죄화와 반성매매-노르딕 모델 중 하나를 답으로 고르려는 강박도 이런 현실 속에서 가만히 있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북유럽, 특히 스웨덴은 소위 '선진국'으로 주변 가난한 국가의 노동력이 성매매 현장으로 유입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고, 이에 성매매를 '인신매매'로 쉽게 정의내릴 수 있었다(유숙란·오재림·안재희 2007; 안준홍 2020 등 참조). 내가 공부한 바를 거칠게 요약하면 노르딕 모델이 가능한 데는 스웨덴의 도덕주의, 자국민 중심주의가 있다. 가족, 돌봄, 친밀성을 연구하는 내 관점에서 보자면 특히나 성 역할 분리 상태를 고정시키는 핵심 기제인 가족주의의 영향도 엮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성차별 지표 중 하나인 성 역할 분리에 대한 통념은 실증 연구로 반박되어 있다. 스웨덴 같은 '선진 사회'일수록 성차별 지수가 낮을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직업별, 고등교육 영역 성별 분리는 경제적 발전 정도와 비례하게 완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차별 정도는 '선진 사회'에서 두드러지기도 한다(자세한 논의는 Maria Cahrles 2011; Carles & Bradly 2002 참조). 그렇다면 한국의 성매매 문제는 스웨덴과 기타 국가들과 한국의 차이 속에 보다 정확히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래서 당사자를 만나면 '잘 들어야지' 하고 긴장하고 숨을 죽인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일반 여성과 당사자의 심리적 거리는 멀어져버린다.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누구나 타인을 만나면 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게 당연하다. 그런데 서로 눈치 보는 일반 여성과 당사자가 원활하게 질문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넓혀갈 수 있을 리가 없다. 둘째, 피해를 경험하는 중에 있는 사람이 그 피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정치 경제 역사 문화적 맥락을 자연스럽게 갖고 있을 리가 없다. 성매매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둘 모두인데, 함께 노력하기보다는 당사자에게 알려달라고 요구하면, 당사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정답을 말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시험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찍어서라도 맞추고 싶은 심리란 한국인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된다). 이렇게 좋은 마음들은 박살난다(경험담이다).

우리의 삶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할 때

나는 우여곡절 끝에 여성학을 전공하고 있다. 답답한 현실 속에 정확한 언어를 찾기 위해 공부하게 되었다. 활동할 때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질문 받으면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적 착취, 억압을 끝내기 위한 운동"이라고 벨 훅스를 인용하길 좋아했다. (벨 훅스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론가는 아니지만) 그때 나는 차별에 분노하는 여성들을 잘 묶어내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내게 누군가 똑같이 물어 본다면, 페미니즘은 차이에 대한 것이라고 말하겠다. 여성학은 사람들이 흐린 눈 뜨고 대충 넘어가고 싶어 하는 차이들을 엄밀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가려진 부정의를 조명한다. 다시 말해 세상을 넓고 깊게 이해하고, 보다 정확히 현실을 파악하는 설명 틀을 만들어 내고, 그걸 통해 사회 구조적 변화를 견인해 내는 학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나는 점점 더 혐오와 차별보다 사회 구조 전반과 정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이 책은 무척 페미니즘적이다. 지금의 이야기들이 뭔가 답답하고, 성매매 여성과 이들을 둘러 싼 구조를 자세히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말을 거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 나말사를 작업하며 성판매 여성으로서 자신을 드러내며 글을 써 온 이소희의 눈을 통해 현실을 좀더 깊고 정확하게 보게 되었다. 내가 이 작업을 통해 알게 된 이소희의 진면모는 정답을 내놓으라는 사람들에게 혼란의 씨앗을 심어버린다는 것이다. 내게는 책을 내던 그 시절보다, 그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나는 이후의 시간이 더 소중했다. 진실은 혼란 속에, 그럼에도 다음에 있다. 불처벌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독자들에게도 이소희의 글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일부를 소개하면서 글을 끝맺고 싶다.

예전에 대기실에서 어떤 언니가 통화하는 걸 우연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너무 힘들다고 몸 파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전화였습니다. 여기 몸 파는 곳인데… 그러니까 하다하다 안 되면 맨 마지막에 최후에 하는 게 몸 파는 거고, 그 최후로 밀려난 사람들이 모인 이 공간. 거기에 있는 나. 우리. (...)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맺는 관계.

생각해보면 어떤 업소를 가든 다 밥을 먹였던 것 같습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먹이고 싶어 했어요. (...) 함께 밥 먹는 식구. 대안가족을 만들고 싶어 하는 그건 도대체 뭐였을까. 이걸 단순히 돈을 더 벌게 하기 위한 잘해 줌, 정서적 착취라고 이름 붙이기엔 너무 평면적으로 접근하는 거란 생각을 합니다.

(...) 자신의 경험을 한정된 언어로 힘들고 폭력적이었던 순간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말 도움 될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사람들이 만나서 우정을 쌓고 즐거웠던 순간도 있을 텐데. 그런 경험들은 의미 없는 경험으로 삭제되거나 심신미약 상태에서 가스라이팅 당해 느낀 것일 뿐이라고 도려내면, 그러면 그걸로 충분한 건가. 끊임없이 자신의 어떤 순간들을 부정, 외면해야만 한 인간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정말 그 사람의 임파워링에 도움이 될까.

더 많은 경험들을 담아낼 수 있을 새로운 틀, 접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정말 고통스러웠지만 고통만이 있지는 않았는 걸. 나의 강함, 나의 노력, 이곳에서 느꼈던 애정, 우정들을 그저 착취로 피해로 한정된 언어로만 설명하고 싶지 않아요.

(...) 이 폐허 위에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단순히 폐허를 벗어나면 되는 걸까. 저는 요새 이런 나도 나고, 저런 나도 나라고, 공간에 따라 조각조각난 제 삶을 이어 붙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분절된 나'가 아니라 '통합된 나'.9)

▲<불처벌>(김대현, 김주희, 남승현, 노혜진, 민가영, 박정미, 백소윤, 유현미, 장다혜, 장원아, 최별, 황유나 (지은이),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기획))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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