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당내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과 아울러 사법리스크에 대한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두루 나온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민주당이 야당으로서의 정치적 비전을 공격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위축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6일 YTN 방송 <뉴스LIVE>에 출연해 이 대표 취임 후 행보에 대해 "당대표 취임 이후에 지금까지 100일 동안 이러한 새로운 미래 비전 그다음에 민주당의 새로운 이미지, 이런 것들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이 굉장히 저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최근 분당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는 등 이 대표를 향해 날선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에 대해선 "꼭 그런(분당) 뜻이라기보다는 이재명 당 대표가 이러한 사법리스크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 비전과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이것이 지금 형성이 다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대로 갈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저는 충분히 이것(비전 제시 등)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너무 움츠러든 모습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리스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 이 대표에게 조언한다면 더 여유 있고 더 포용적인, 그리고 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그러한 여유 있고 포용적인 당당한 모습 속에서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 또한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체제' 100일에 대해 "정부 여당의 잇단 실책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 자성 같은 목소리가 있었어야 되지 않느냐. 그건 좀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성 지지층에 매몰되지 않고 정말 민생 이슈를 진정성 있게 앞장서고 끌고 나가는 그런 행보를 보일 때 이 대표 리더십도 제대로 평가받고 굳건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특히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저는 그전부터 '입장 표명은 필요하다', '최측근 2명이 잇따라 구속됐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도의적으로 유감 표명은 해야 된다'고 얘기를 계속해 왔다"면서 "지금 대장동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분은 이 대표이실 거고 거기에 대해서 '사실은 이렇습니다'라고 말씀하실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 대한 유감, 입장 표명 이런 것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전날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본인의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일 때, 경기도지사일 때 이루어진 일들이기 때문에 이것은 당과는 무관하게 본인이 개별적으로 대응을 해야 되는데, 국민들이 궁금해하시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또 명쾌한 해명에 나섰어야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이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략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사법적 의혹과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매우 불편해 그런 방식을 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석했다.
이 의원 역시 "이 대표에 대한 사법적 의혹, 수사는 이 대표에게만 국한돼야지, 민주당까지 번지거나 민주당과 연동해서 흔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이 대표가 개별적인 대응을 통해서 무고함을 밝혀야 한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듭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며 흔들림 없이 걷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00일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열망을 받들고 변화와 희망을 씨앗을 하나하나 뿌려가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민주당은 실용적 민생 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민생과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국민이 준 권한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며 과반 의석의 이점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둔 듯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언제나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가장 민주당다운 길,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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