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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를 피의자로 입건한 공군, 인권위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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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를 피의자로 입건한 공군, 인권위 "2차 가해"

별건 수사로 성추행 피해자 수사한 공군 '2차 가해' 결론

공군수사단이 성추행 피해자를 별건 수사를 통해 피의자로 입건하고, 공군검찰단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2차 피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사안을 공군검찰단이 아닌 국방부검찰단으로 이전해 재수사하고 불기소 처분 등을 적극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 성폭력 사건 2차 피해에 대해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8월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가 제기한 사안이 군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선 8월 군인권센터는 공군 15비에서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되려 피의자로 입건되었다는 사실을 공론화했다. 해당 부대는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부대이기도 하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당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군 하사는 상관은 "사랑한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등 성추행 발언을 했다. 뿐만 아니라 안마를 해준다는 핑계로 어깨와 발 등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피해자로 하여금 코로나 확진자인 동료 하사에게 입맞춤을 하라고 지시하고, 확진자의 타액이 묻은 자신의 손을 핥게하는 등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군인권센터는 발표했다. 이에 피해자는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가해자를 신고하였다.

그러나 공군수사단은 별건 수사를 통해 피해자를 특수강제추행혐의로 입건했다. 코로나에 확진된 격리 하사 숙소에 갔다는 이유로 주거침입 및 근무 기피 목적 상해 혐의로 공군검찰단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인권위는 "공군이 무리한 별건 수사를 통해 B 하사를 피의자로 입건한 것은 그 자체로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판단했다. 또한 "B 하사가 피해자인 사건과 피의자인 사건 모두를 동일한 군검사가 배당받아 수사"했고 "군검사의 심문 태도 및 사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점, 공군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단절된 점, 조사과정에서 유도신문을 하고 B 하사의 진술이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된 점"은 모두 2차 피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검찰단으로 사건을 직권 이전하여 재수사하도록 지휘"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국방부검찰단장에게는 "2차 사건의 수사는 그 자체로서 성폭력 범죄의 2차 피해적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기소 여부 결정 시 불기소 처분 등을 적극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진정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1일 논평을 통해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공군은 성폭력 가해자의 말을 믿고 피해자를 피의자로 몰아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 이예람 중사의 비극을 겪고도 여전히 이러한 행태를 보이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공군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라며 "공군은 용기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피해자를 범죄자로 몰아간 데 대해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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