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서 첫 레즈비언 주지사 탄생이 확실시된다. 메릴랜드에서는 주에서 처음으로 흑인이 주지사직에 오를 예정이고 뉴욕주에서는 캐시 호컬 주지사가 선거로 뽑힌 주의 첫 여성 주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칸소 주지사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새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이 주의 첫 여성 주지사가 될 것이 유력해졌다.
<AP> 통신 등 외신을 참조하면 8일(현지시각) 매사추체스주에서 주법무장관인 민주당 마우라 힐리 후보가 주 최초의 선출된 여성 주지사이자 미국 첫 레즈비언 주지사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힐리는 메사추세츠 첫 레즈비언 법무장관이기도 했다. 힐리 후보의 주지사 취임 땐 러닝 메이트 킴 드리스콜 후보와 함께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지사와 부지사직 모두를 여성이 맡게 된다. 앞서 2015년 양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케이트 브라운이 오리건 주지사로 당선된 바 있고 2018년엔 콜로라도 주지사로 게이로 선언한 재러드 폴리스가 당선된 바 있어 힐리 후보는 미국에서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당선된 세 번째 주지사가 될 예정이다. 현재 오리건에서도 레즈비언임을 밝힌 주지사 후보 티나 코텍이 출마해 공화당 크리스틴 드래전 후보와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미 NBC 방송을 보면 힐리 후보는 8일 보스톤에서 행한 연설에서 "오늘 밤이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원하면 누구든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길 바란다"며 "모든 어린 소녀와 모든 젊은 LGBTQ(성소수자) 시민에게" 승리를 바쳤다. 이날 미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은 "힐리는 매사추세츠 법무장관 재임 전과 후 모두 평등 증진의 열정적 옹호자였다"며 축하 성명을 내기도 했다.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웨스 무어 후보가 공화당 댄 콕스 주의회 의원을 꺾고 메릴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주지사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미국 전체로 보았을 때는 2006년 디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전 주지사, 1989년 더글라스 와일더 버지니아 전 주지사에 이은 세 번째 흑인 주지사다. 무어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함께 출마한 아루나 밀러는 7살 때 인도에서 이주한 이민자로 이 주의 첫 비백인 여성 부지사이자 첫 이민자 부지사가 될 예정이다. 한국계 배우자를 둬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현 주지사는 연임 제한으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다.
빈곤퇴치 비영리 단체 수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고 교육 기회와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세히 서술한 자서전으로 명성을 얻은 무어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빈곤 가정 유아에 대한 지원, 임신중지권 보호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버락 오바마 미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미 전 국무장관을 포함해 민주당 내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성소수자 권리 제한 및 임신중지 제한, 코로나19 방역 완화를 주장한 상대 후보인 콕스를 강하게 비판하며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아칸소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의 백악관 대변인을 역임한 공화당 새라 허커비 샌더스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돼 이 주의 첫 선출된 여성 주지사가 탄생할 예정이다. 샌더스 후보의 아버지 마이크 허커비 또한 1996~2007년 아칸소 주지사로 재임한 바 있어 샌더스 후보 취임 땐 미국 최초로 아버지와 딸이 같은 주의 주지사를 역임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백악관 대변인 재임 당시 기자들과 잦은 충돌을 빚으며 정례 브리핑을 크게 축소하기도 했던 샌더스 후보는 이번 주지사 선거 과정에서도 일부 언론의 인터뷰에만 응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샌더스 후보는 당선 땐 조 바이든 대통령 및 "급진 좌파"와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러한 주장을 할 권리가 있다며 옹호했다.
뉴욕주에서는 캐시 호컬 주지사가 주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를 통해 선출된 여성 주지사 당선이 유력시된다. 지난해 앤드류 쿠오모 전 주지사가 성추문으로 물러날 당시 부지사였던 호컬은 남은 임기를 물려 받아 주지사직을 수행 중이었다. 호컬 주지사는 민주당 텃밭인 뉴욕주에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막판에 공화당 리 젤딘 연방하원의원의 맹추격으로 진땀을 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주 경제 회복이 더딘 점 등에 초점을 맞춰 치고 올라온 젤딘 의원에 대해 캐시 주지사는 임신중지권 보호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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