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에 대해 정치인으로서는 잘했지만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한 장관의 연이은 강성 발언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비판적 분위기가 감도는 상황으로 보인다.
김 전 최고위원은 9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을 겨냥한 한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기본적으로 황운하 의원의 시각이 굉장히 문제가 많다. 마약 담당하는 강력팀 수사관과 경비 경찰은 전혀 업무가 다르다"며 "정치인으로서 본다면 굉장히 그 표현(직업적 음모론자)을 잘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일단 옹호했다.
그러나 김 전 최고위원은 "법무부 장관은 다른 장관과는 달리 수사를 주재하는 검찰청을 지휘감독하는 업무가 있다. 특정 정파에 소속돼 있다는 것이 너무 많이 표현되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 수사를 법무부 장관이 지휘하는 과정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라며 "법무부 장관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할 때 공정하게 일하고 있다는 인상을 덜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당시 "김어준 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고 거기에 공당이 가세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한 장관이 추진한 '마약과의 전쟁'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황당한 주장이다. 시민의 세금이 쓰이는 교통방송 진행자 김어준 씨가 주도해서 민주당 전체가 빨려가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한 답이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반발이 인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황 의원을 향해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한 건 민주당 지적대로 국무위원 품위에 맞지 않다. 사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 장관은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예결위가 10시 2분과 11시 27분 두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날짜가 바뀌어 8일 0시 20분에 회의가 재개된 뒤에야 한 장관은 "어제 저의 답변으로 예결위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마지못해 유감 표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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