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의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던 데 대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장관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 심의를 위해 국회에 출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경찰청이 공개한 사고당일 112 신고 기록 및 녹취록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언론을 통해서 봤는데, 대단히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112 신고 녹취록 공개를 기점으로 정부 내부 기류는 '경찰 책임론'으로 급격히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112 신고 녹취록 관련 보고를 받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진상을 밝히라", "엄정 처리하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경찰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한 장관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대응 과정의 문제를 경찰 자체 감찰로 가려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경찰이 그 사안에 대해서 투명하고 엄정하게 수사한다고 하는 것을 봤다"며 "그 이상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다만 지난 '검수완박' 법률 개정으로검찰이 대형참사 관련 직접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분은 빠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검찰이 경찰의 범죄 자체를 수사할 수는 있지만 참사 (관련 수사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경찰의 범죄행위'로 규정할 만한 일이 아니면 검찰이 나설 수 없다는 얘기로, 검수완박법 때문에 참사 진상규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거나 최소한 검찰은 진상규명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한 장관은 다만 "검찰이 잘 판단할 것"이라며 "제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검찰을) 지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론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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