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이태원 참사 사고와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대처에 임해달라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 사과 요구가 야권에서 나오는 가운데다. 이 전 원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주장하며 '정책 당국자들나 제대로 대비나 대응을 못했던 사람들은 사표를 내는 게 맞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원장은 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대통령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그날 국민에게 발표를 했는데 발언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회 있을 때마다 이것이 뭐가 부족한지 하는 것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의 부친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 참여 선언을 하기 전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때에도 이 전 원장의 조부인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었고, 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첫 공개 일정이었다. 이 전 원장은 다만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 친구 부친이라는) 그건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만나지도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없으니까 지금 뭐라고 어드바이스하고 이럴 입장에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원장은 "이런 방송을 통해서 (윤 대통령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위기는 연거푸 온다. 다른 분야에서도 또 온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이 용산의(이태원의) 사태에 대해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전체를 보는 것을 지금 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야를 좀더 넓게 잡아서, 사고도 이걸 아주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주변에 있는 여러 환경도 다 같이 보는 시각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은 다만 이상민 장관의 책임 회피성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생각"이라며 "그 분들이 전부 밤을 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표현하는 방법은 조금 부적절했던 것 같다.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인사부터 시작을 했어야 할 텐데 너무 현장 위주로만 이야기를 해서 국민들에게는 '행정스럽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 있는 분들은 이런 때일수록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느냐' 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계 당국자들 사이에) 책임 떠넘기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이것이 불의의 사고인데 어떡하느냐'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은데, 어떤 일이 있든지 정부의, 책임지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든지 책임을 져야 된다. 책임을 지는 마음이 돼야 하는데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방송 진행자가 '국민들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 관련된 정책 당국자들이나 제대로 대비나 대응을 못했던 사람들은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는 게 맞다고 보느냐'고 묻자, 이 전 원장은 "맞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정부의 책임자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니 일', '내 일'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을 지는 장관, 경찰청장 이런 분들은 특히 이런 안전사고가 났을 때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항상 이런 책임감 속에서, '내가 미안한 감이 있다'는 마음에서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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