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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거목' 김금수 한노사연 명예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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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 거목' 김금수 한노사연 명예이사장 별세

노무현 정부 첫 노사정위원장 역임…2020년 <세계노동운동사> 전 6권 완간

노동운동계 원로로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 명예이사장이 2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37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2학년 때 독서모임 '암장'을 만들어 사회과학 서적을 읽었으며, 대학 졸업 후에는 민족민주청년동맹 등 청년단체에서 일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64년 8월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5년형이 구형됐지만, 이듬해 1월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5월 2심에서는 유죄(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고인은 이후 오롯이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1973년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1976∼1985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연구위원과 정책연구실장을 지냈다. 한국노총에서는 '각종 노사분규와 관련해 위원장과 의견 대립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해고 직후인 195년엔 한국노총 출신으로 구성된 '노동교육협회'를 만들어 노동 전문가들을 배출했다. 1995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창립해 2003년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1995년에는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 민주노총 출범을 도왔다. 이후 민주노동당 고문,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 1996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공익위원, 1998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2000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3~2006년까지는 노무현 정부 첫 노사정위원장을 역임했고, 2006~2010년까지는 KBS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노동운동에서도 정책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 교육활동에 매진했다. 2007년 노조활동가를 대상으로 세계노동운동사 학습모임을 주도했으며, 2013년에는 '세계노동운동사 연구회'를 창립해 최근까지도 상임고문으로 일했다.

또 고인은 교육을 위한 저술 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한국노동운동론>(1985), <한국노동문제의 상황과 인식>(1986), <한국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1995), <노동의 자유와 미래>(1997), <한국노동운동사>(2004) 등의 저서 외에도 <노동조합과 노사관계 : 국제비교>(1983), <영국노동조합운동사>(1988)와 <전환기 노동조합운동>(1993) 등의 번역서를 냈다. 

특히 2020년에는 <세계노동운동사> 전 6권을 완간했다. 고인은 같은해 3월 <프레시안>과 한 인터뷰에서 "한국 노동운동에는 전략 목표와 실현 방안 필요하다"며 노동운동이 총파업 구호만 내세워서는 안 되고 실현 가능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애 마지막에는 일본강점기 '경성트로이카'의 지도자로 사회주의 노동운동가였던 이재유(1905∼1944·2006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를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고인의 별세 당일인 25일 오후 이재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고인은 지난 5월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기본권을 존중하되 법과 원칙을 지키는 노사관계를 정착하겠단 것, 이게 무서운 것"이라며 "모든 행위가 그렇지만 노사관계에서는 노조 행동 자체가 법으로 걸면 다 걸리게 돼 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친자본 반노동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인은 이 같은 공로로 1998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2000년에는 '노동문화상 대상'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문상은 오는 26일부터 2호실에서 가능하다. 발인은 오는 28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연락처 : 이원보 010-6342-1861)

▲ 故 김금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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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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