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옛 청와대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24일 "문체부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 6월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서울패션위크 행사 개최를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문체부 종합국정감사를 앞두고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를 보면, 문체부는 "6월에 유선으로 문체부 예술정책관이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실로부터 듣게 됐다"며 "별도의 공문이나 서류는 없다"고 전 의원실에 답변했다.
구체적으로 '들은' 내용은 "청와대 경내에서 서울패션위크 행사 개최 가능성의 확인을 제안받았다"는 것이었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문체부는 대통령실의 이같은 제안이 있은 후인 지난 6월 24일 문체부 예술정책관과 문화재청 차장 간 전화 협의가 있었으며, 이 역시 별도 공문이나 서류는 없다고 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나서서 특정한 행사를 직접 제안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김건희 여사 측의 입김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의혹 제기 배경에 대해 "패션쇼 행사는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로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했던 A사 쪽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A사가 위치한 건물에는 B와 C 두 개의 회사가 더 있는데, 세 회사는 한 건물에 등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회사 임원도 B사 대표가 A사 대표와 부부 관계이며 A사 감사(겸임)인 등 거의 동일하다. 사실상 동일한 회사"라면서 "B사는 행사대행과 패션쇼 연출·기획 등을 하는 회사로, 누리집에 서울패션위크 참여 경력을 포트폴리오로 내세우고 있다. SNS상에도 B사 대표가 서울패션위크 등 패션쇼에 연출자로 참여한 것이 확인된다"고 부연했다.
전 의원은 "B사와 김건희 여사 측이 서울패션위크 청와대 개최를 논의했고 이것이 문체부에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패션쇼 행사가 검토된 배경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또 지난 7월 4일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와 정밀하게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화 구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던 것과 관련, 지난 5월부터 7월 문체부 대통령 업무보고일까지 문체부-문화재청 간 진행된 협의는 8회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문체부 장관이 주장한 '긴밀한 협의'는 없었다"며 "청와대를 베르사유궁으로 만든다는 등의 황당한 구상은 '은밀한 협의'를 통해 만들어졌고, 찍어누르기 식으로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