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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대안 탐색하던 '진보 경제 정책가' 정태인 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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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대안 탐색하던 '진보 경제 정책가' 정태인 소장 별세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지내…향년 62세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전 칼 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프레시안 편집위원)이 21일 0시 43분 경기도 용인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2세.

정 전 소장은 작년 7월초 폐암 4기 진단을 받았고, 그때부터 긴 시간 투병을 이어갔다. 투병 중에도 정 전 소장은 최근까지도 학계 논문을 연구하고, 그 소감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세상과 공유했다.

1960년생인 고인은 서울 숭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해 1983년 동 학과를 졸업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는 학사 동기다. 이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다음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2020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학생 시절부터 사회의 불의에 연구로서 항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이름들과 연을 맺었다. 대학원 재학 시절에는 수배를 피해 당시 서강대 교수였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꾸리던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웅거하며 한국 상황을 진단하는 글을 세상에 소개했다.

1991년 서울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갈 당시는 안병직 교수와 연을 맺었다. 이해 고인은 박형준 현 부산시장과 함께 진보적 잡지로 이름을 떨친 월간 <말>의 편집위원을 지냈다.

1999년에는 학술진흥재단에 근무하면서 이해찬 전 교육부 장관, 유시민 전 장관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고인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0년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2002년 KBS <경제전망대> 등을 진행하면서부터다.

이후 고인은 노무현 정부 인수위에 경제1분과 위원으로 참가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이름을 알렸다. 고인은 인수위에서 노무현 정부 초기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기조실장,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을 지냈다.

그러나 고인은 2005년 행담도 개발 사업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 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하고 공직에서 물러났다.

고인이 노무현 정부와 본격적으로 척을 지게 된 것은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부터다. 고인은 한미 FTA가 국내 경쟁력이 없는 산업을 죽이고 특정 계층에게만 유리한 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했다.

이후 고인은 2007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하면서 노무현 정부 인사들과 다른 길을 걷는 야인이 되기를 택했다. 2008년에는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에서 심상정,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진보신당 창당에 기여했다.

고인은 2015년 칼 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를 만들면서 미국 시카고 학파가 주류인 한국 경제학 분야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연구자로 남았다. 이와 관련해 고인은 '민족경제론'을 주창한 박현채 전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를 자신이 영향을 받은 학문적 스승으로 소개했다.

고인은 재야 연구소를 통해 칼 폴라니의 사상을 출판을 통해 국내에 소개했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가 거대한 생태적 전환 한가운데서 기존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고인은 생전 주변 인물들로부터 걸출한 경제학자이자 자유주의적 좌파로서 존중받았다. 진보진영의 중요한 이념가이자 정책가였으며 진보정당 운동사에도 정책가로서 큰 이름을 남겼다.

유족으로 부인 차정인 씨와 슬하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이다. 빈소 조문은 21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며, 온라인 부고장은 역시 2시 이후 공지될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됐다. 장지는 경기 양평 별그리다 추모공원(수목장)이다. ☎ 02-2258-5940

▲정태인 전 칼 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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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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