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가 극한기후로 인한 에너지 안보 위협을 경고했다. 청정에너지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리지 않으면 극한기후로 인해 전력 공급, 특히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원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기상기구는 11일(현지 시각)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8년 이내에 청정에너지를 2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투자 또한 현재 수준보다 3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가 연료 공급, 에너지 생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르헨티나의 기록적 폭염으로 인해 70만 명의 사람들이 정전을 경험했고, 2020년 러시아에서는 우빙(Freezing rain)으로 인해 전력 공급선이 얼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전기 없이 지내야 했다.
특히 수자원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는 발전원에 대한 위협이 제기됐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물 부족과 해수면 상승 등이 수력발전을 포함한 지열, 원자력 발전 등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전력 생산의 87%가 발전시 수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원전의 경우 발전 시 냉각에 사용하는 물인 냉각수가 부족해질 위협이 예측된다. 또한 고도가 낮은 해안지역에 위치한 원전은 해수면 상승, 홍수 등 극한기후에 더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원전 중 15%가 극한기후 위협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극한기후에 영향 받는 원전은 25%까지 증가한다.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전통적인 화석연료 발전소나 원전보다 물 사용량이 적어 수자원 위협을 완화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발전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공급 체계도 극한기후로 인해 영향을 받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편 현재까지 국가들이 제출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방안은 파리협약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량의 30%밖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7.1TW까지 늘어나야 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는전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3.06TW라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며 기후는 우리 눈앞에서 바뀌고 있다"라며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완전한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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