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말씀을 왜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현재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대상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장관은 "대통령께 정무적인 보좌 역할도 하시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럴 만한 능력이 안 돼서 그러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의 영미 순방 도중 비속어 사용 논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귀국해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다'라고 했는데, 이렇게 해명을 하자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조언하거나 의견을 제출한 바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에 "정부 의사결정 과정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지만 법무장관은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권 의원이 "실세 장관이니 그런 역할을 했을 것 같은데?"라고 되묻자 한 장관은 "잘못 알려진 것 같다, 실세 장관이라고 "고 했다. 권 의원은 웃으며 "참고하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다른 방송사들도 비슷한 보도를 했는데 왜 문화방송(MBC)만 고발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미 고발이 된 상황이어서 법무장관으로서 답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법무부 국정감사는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민주당 감사위원들이 특검 주장을 하자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위원장과 조수진 의원에 한 장관까지 나서서 이를 반박했고, 여야 간 고성 설전 끝에 밤 10시 40분께 정회됐다가 약 40분 후 감사가 속개됐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복귀하지 않았다.
먼저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밤 9시께 질의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집중된 수사에, 오늘은 이해찬 전 대표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던데 이 정도면 전방위적이다. 검찰의 칼이 한쪽 정파에 집중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할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 한 장관이 말한 정의·상식·객관성·중립성의 바로미터가 김건희 여사(수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말하는 '감사·수사에 성역이 있느냐'는 말이 정합성을 가지려면 누군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한다"며 "세간에서는 김건희 여사에게 문제가 집중되고 있다고 하고 있고, 현실 속에서 많은 의혹이 일어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약 1시간여 후 김도읍 위원장이 나서서 한 장관에게 "작년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10여 명이 기소될 때 김건희 여사는 기소가 안 됐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 장관이 "증거가 없어서 기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자, 김 위원장은 "박범계 전 법무장관 고교 후배인 이정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태훈 4차장 등이 있었지만 기소가 안 됐다"고 재차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 사건은 황희섭 등 민주당 쪽 인사들의 고발로 시작된 사건이었고, 추미애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기까지 했었고, 이성윤·이정수 검사같이 비교적 '친정권 검사'라고 평가받던 사람들이 사건을 주도했고 중앙지검 특수부까지 동원돼 2년여 동안 수사해온 사건이다. 검찰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정치공세에 계속 이용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고 따졌다.
그러자 기 의원이 신상발언을 신청해 "수많은 논란과 의혹이 증폭되고 있고 정권출범 이후 가장 많은 잡음이 나오는 분이 김건희 여사와 그 주변 분들"이라고 재반박했고,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박범계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김 위원장이 하루 종일 꿈 속에서 헤메는거 같다", "의원 질의 내용을 다 평가하고 교장 선생님처럼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김 위원장은 '꿈 속에서 헤맨다'는 말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말씀 가려 하시라!", "조금 전에 하신 말씀 취소하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어 조수진 의원이 발언을 신청해 "문재인 정부 에이스 검사들이 대거 투입돼 대대적 수사를 벌였는데 작년 12월 기소 때 김건희 여사는 빠졌다. 혐의가 없지 않았겠느냐"고 가세하고 나섰다.
여야 설전이 이어지며 김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언했고, 간사 협의 끝에 11시 20분께 감사가 속개됐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약 10분 후인 11시 33분에 "야당이 불참하는 가운데 감사를 계속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이 많이 된다"며 감사 종료를 선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