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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유리한 대로 '2차 가해' 개념 오염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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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유리한 대로 '2차 가해' 개념 오염시켜"

권인숙, 韓의 "최강욱이 저한테 2차 가해" 발언 비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2차 가해·피해' 개념 오용 문제를 지적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사건 자체보다도 고통스러운 '피해 증언 불신', '행실 비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처절한 과정"을 거쳐 만든 개념을 공직자가 유리한 대로 가져다 써 의미를 희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권 의원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이 지난달 2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이 저한테 말씀하시는 것은 2차 가해"라고 발언한 일을 언급하며 "그때 마음이 많이 걸렸는데 말할 시간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장관님 입에서 2차 가해라는 말이 나와서 황당했다.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첫 번째는 지금 우리 한동훈 장관님은 검찰 행정, 인권 옹호, 출입국 관리, 그 밖의 법무에 관한 실무를 관장하는 기관장 역할 때문에 (국회에) 온 거지 개인적 송사의 당사자로 오셨던 건 아니"라며 "피해자 한동훈이 아니라 기관장 한동훈을 출석시켰는데도 시종일관 공인이 아닌 사인처럼 행동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의원은 "개인적인 항변도 모자라서 성폭력 사건의 2차 피해, 2차 가해라는 개념을 갖고 와서 얘기하시는 거에 대해 더 심각한 문제를 느꼈다"며 "장관님 2차 피해라는 말이 언제 왜 생긴지는 혹시 아시나"라고 물었다.

한 장관은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할 만했다는 상황이라는 건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며 "위원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한 장관은 2차 가해 개념의 기원에 대해 묻자 "박원순 사건에 있어서 피해호소인 애기 나오고 그럴 때 2차 가해가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권 의원은 "이해충돌을 논하려는 건 아니"라며 "이거(2차 가해·피해 개념) 하나 만들어지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경찰, 검찰이 피해자의 말을 통념에 의해 불신하거나 법정에서 판사가 피해자의 행실을 비난하는 일, 이런 걸 2차 피해로 정립해 오는 굉장히 처절한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는 회사에 사건이 알려져서 사업주나 직장 동료들로부터 여러 가지 의심, 피해를 많이 받는 것 때문에 (2차 가해・피해 개념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시니까 특히 이 말씀이 더 드리고 싶었다. 장관님이 약자와 소수자의 언어를 본인 유리한 대로 가져다 쓰면서 피해자의 피해와 고통을 오염시키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가해자, 피해자 분리도 그렇다"며 "이건 성폭력이라든가 최근 가정폭력에도 들어왔고 특히 학교폭력, 그 다음 아동학대 등에 한정적으로 쓰이는 개념이지 사실 명예훼손에 쓰이지 않는 거 알고 계셨잖나"라고 묻기도 했다.

권 의원은 "2차 피해에 대한 정의가 너무 넓게 쓰여지는 것이 굉장히 문제고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며 "이것도 2차 피해고 저것도 2차 피해고 가해자 피해자 분리다 이런 식으로 갖다 쓰시면 안 된다. 저는 이건 명백하게 잘못된 표현이고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의원은 "2차 피해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고 피해자들이 그 속에서 전달하려 한 기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법무부 장관이 국민한테 제대로 전달할 의무가 있다"며 "그걸 곡해하고 2차 피해는 아무 데나 갖다붙일 수 있게 만드는 것의 위험함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업무와 연관되기도 하고, 전체 성폭력 피해 여성이나 남성들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꼭 짚어야될 부분이어서 이 자리에서 이야기했다"고 다시 강조했다.

권 의원은 부천서 성고문 사건 피해 당사자였고 여성정책연구원장을 지냈다.

▲ 지난달 1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이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헌화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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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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