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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도 귀가 있다.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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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도 귀가 있다.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잖나"

박진 해임건의안에 여야 대립 격화…국민의힘, 국회의장 사퇴 결의안 '맞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외교 중 비속어 사용 논란이 여야 간 대립으로 번지면서 국회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양당 지도부가 상대를 겨냥한 공세에 나서며 대립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전남도청에서 연 현장최고위 모두발언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이 있다"며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비속어 논란 대응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특히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습니까? 욕 했지 않습니까? 적절하지 않은 말 했지 않습니까?"라고 윤 대통령을 직접 조준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 잘못했다고 해야지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있느냐"며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 이렇게 말해야 되는 거 아닌가? 본인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한(들은) 말이 맞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나는 기억 못 하겠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가 의문"이라며 "국민을 존중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는 전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께 여쭤봤는데 사실 본인도 잘 기억하기 어렵고 지나가는 말로 했다", "대통령도 지금 상당히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지목한 데 대한 비판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끝까지 외교부 장관이 탁월하다고 강변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친 사실이 또다시 드러났다"며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외교장관 해임건의안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일주일 전 주미대사관이 우리 대통령실에 그 핵심 내용을 보고했다"는 게 그 근거였다.

박 원내대표는 단독처리 역풍 가능성을 의식한 듯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고 외교부 장관의 진솔한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에 대한 인사 조치가 있으면 민주당은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철회해 달라'는 국회의장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중재를 일거에 거부한 것은 윤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의회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 국회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도, 외교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로텐더홀 항의 시위에 이어, 이날은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의 의사진행이 편파적이었다며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제출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은 결의안에서 "김 의장은 29일 국회 본회의의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상정과 표결 과정에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사진행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편파적인 진행으로 중립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169석 다수 갑질 횡포와 김 의장의 중립성 상실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고 비판하며 "남은 것은 국회 해임건의권의 사문화와 민주당의 정략"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외교 참사'라고 하지만 알고 보면 외교 참사가 아니라 민주당 억지 자해 참사"라며 "영국·미국은 조문도 잘 됐고 감사하고 아무 문제 없다는데 민주당이 자꾸 문제가 있다고 하니 민주당이 억지로 대한민국을 자해하는 참사"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지금까지 국회 상황을 볼 때 이번 국정감사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순방 논란에서 보듯이 민주당은 조그만한 흠을, 있지도 않은 흠을 확대 재생산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데 아주 능력을 가진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삼인성호라는 말이 있듯이, 한 사람이 호랑이를 봤다고 하면 이어서 두 사람이 따라서 호랑이를 봤다고 할 것"이라며 "상임위 간사위원, 정책위 수석위원들은 이런 환경을 인지해서 민주당 측 발언을 팩트체크해 과장·허위가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거부할 것을 요청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특별히 요청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이미 어제 대통령이 '박 장관 잘하고 있다'고 한 것으로 봐서, 당에서 건의하지 않아도…(거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 자체가 해임'건의'안이라서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도 평소에 '대통령이 거부하면 될 거 아니냐'고 해왔다"고 헀다.

박 장관 본인이 과거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정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와 관련해 '김두관 장관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평을 냈던 것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은 글자 그대로 건의안"이라며 "(김두관 장관은) 해임건의안이 발의되고 자진 사임했지 않느냐. 김 장관이 동의하지 않았으면 사임하지 않았겠죠",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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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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