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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 침해 vs 공익 사업’…외국인 토지주·구리시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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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 침해 vs 공익 사업’…외국인 토지주·구리시 법정 공방

154억 교문동 체육관 공원 조성 두고 양측 1·2심 각각 승소…대법 판결 앞두고 촉각

“벌써 1년이 넘은 것 같아요.”

경기 구리시 교문동 두산아파트에 사는 김현식(43)씨는 “동네 사람들 모두 집 앞에 공원이 생긴다고 좋아했다”며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공사 현장이 조용하다.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구리시가 체육관 근린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교문동 일대 부지. 시 배트민턴장 바로 옆이다.ⓒ프레시안(황신섭)

김 씨가 말한 곳은 시 배트민턴장 바로 옆 땅이다.

이곳은 교문동 산61-10번지로 면적은 1만5711.4㎡다. 인근에 아파트가 많고 시 배드민턴장과 시 체육회, 멀티 스포츠센터가 맞닿아 있다.

구리시는 이런 장점을 살려 2018년부터 이 땅에 시민을 위한 체육관 근린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했다.

그러나 현재 공사장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 땅의 옛 주인인 외국인 6명과 내국인 1명이 재산권 침해와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원래 이 땅은 1964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코네티컷주 등에 사는 A씨 등의 소유였다.

그러다 1971년 11월15일 도시계획시설(공원)로 결정·고시됐다. 하지만 이후 50년 가까이 공원은 조성되지 않았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시효일은 2020년 6월30일까지였다. 이런 가운데 시는 2019년 체육관 근린공원을 만들겠다며 토지주들에게 보상협의 공문을 보냈다.

감정평가를 거친 토지 보상금은 132억원. 시가 세운 전체 사업비 154억원의 86%가량이 토지 보상금이었다.

시는 이어 그해 11월 체육관 근린공원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땅은 수용 재결이 돼 현재는 시 소유가 된 상태다.

▲교문동 체육관 근린공원 조성 지역은 두산아파트 정문 앞이다.ⓒ프레시안(황신섭)

그러자 외국인 토지주 등 7명은 이듬해 2월 실시계획인가를 취소하라며 의정부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시가 50년 간 이 땅을 방치하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실효일이 다가오자 급하게 공원을 만들겠다고 나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시계획시설 결정으로 토지를 개발하지도, 팔지도 못한 상황에서 강제 수용까지 당한 것은 재산권 침해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며 토지 보상금 자체를 거부했다.

반면 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이미 1992년 공원 조성 계획을 세운 데다, 1996년·2010년 일부 땅에 각각 체육관·배트민턴장을 조성했고, 2014년 남은 2만6094㎡ 부지에 멀티 스포츠센터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심 법원은 지난해 11월 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러면서 체육관 근린공원 조성 사업은 순항이 예상됐다. 

▲시가 조성하려는 교문동 체육관 근린공원 공사 현장 문이 닫혀 있다.ⓒ프레시안(황신섭)

하지만 토지주들의 항소로 지난달 24일 열린 서울고등법원의 2심 재판에서는 이들이 이겼다.

당시 재판부는 시가 실시계획 인가 과정에서 토지주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점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시는 이에 불복해 지난 13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결국 시가 154억 원을 들여 추진한 교문동 체육관 근린공원 조성 사업의 운명은 대법원 판결에 달린 셈이다.

현재 양측은 대법원 판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실시계획 인가와 보상 절차엔 문제가 없다”라며 “체육관 근린공원은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익 사업이다. 그런 만큼 행여 최종 판결에서 지더라도 행정 절차를 다시 밟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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