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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부릉부릉’…구리·남양주 시민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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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부릉부릉’…구리·남양주 시민 ‘부글부글’

두 지역 잇는 보행자 전용 '왕숙길벗교' 오토바이 불법 통행 '아찔'

“욕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진짜.”

한설희(36·구리시 동구동)씨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토바이가 ‘부아앙’ 소리를 내며 곁을 지나갔다. 그는 “일부 무개념 오토바이 때문에 산책을 망칠 때가 많다”며 “밤에는 더 요란하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보행자 전용 다리인 왕숙길벗교를 불법 통행하고 있다.ⓒ프레시안(황신섭)

정명순씨(64·남양주시 다산동)도 매번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했다.

정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굉음을 내며 오가는 오토바이 탓에 종일 신경이 예민하다”라며 “도대체 이 다리는 누굴 위해 만는 것이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계속 넣을 만큼 화가 머리 끝까지 솟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 구리·남양주 시민들이 왕숙길벗교를 오가는 오토바이를 강력하게 단속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두 지역 시민들은 왜 이렇게 화가 난 걸까.

▲구리시 동구동과 남양주시 다산동을 잇는 왕숙길벗교. 이륜차는 다닐 수 없다.ⓒ프레시안(황신섭)

26일 구리시에 따르면 2019년 7월 인창동 왕숙천 둘레길 위에 왕숙길벗교를 개통했다.

원래 이곳에 있던 왕숙천 잠수교가 낡고 오래되자 시가 35억 원을 들여 새 다리를 만든 것이다. 왕숙길벗교는 인근 구리 동구·인창동과 남양주 다산동을 곧바로 잇는 구조다.

길이는 228m, 폭은 5m다. 

시민들이 빠르고 편하게 구리·남양주를 오갈 수 있는데다, 왕숙천 경관까지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문제는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의 불법 통행이다. 

▲왕숙길벗교 입구에 이륜차 진입 금지를 알리는 글귀가 적혀 있다.ⓒ프레시안(황신섭)

왕숙길벗교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이륜차가 다닐 수 없는 보행자 전용 다리다.

다리 입구에도 큰 글씨로 ‘이륜차 진입 금지’라고 써 놨다. 그런데도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통행하고 있다.

왕숙길벗교를 돌아 5분 정도면 두 지역을 넘나들 수 있는데, 이게 싫어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보행자 전용 다리가 되레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얌체 통행 수단이 된 셈이다. 현재 두 지역 시민들은 안전 사고를 우려하고, 소음 피해를 호소한다. 

▲남양주시 방면에서 온 오토바이 한 대가 왕숙길벗교를 지나 구리시로 넘어가고 있다.ⓒ프레시안(황신섭)

실제로 왕숙길벗교 양쪽엔 한진그랑빌과 한양수자인, 해모로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이 많다.

조동화(54·구리 인창동)씨는 “오토바이가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로 보란 듯이 달리는 데다, 소음마저 심해 정말 짜증이 난다”며 “경찰이든, 시청이든 누군가는 불법 행위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단속은 경찰이 하는데, 아무래도 현장에서 적발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다음 달 다리 양쪽 진·출입구에 오토바이가 다닐 수 없도록 시설물(볼라드)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게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시민들 보행에 더 불편을 주는지 살펴본 뒤 추가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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