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상승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3위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 주택의 가격 하락 가능성은 여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며 한국의 주택가격이 기타 외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특히 한국의 PIR의 장기추세치 대비 갭(gap)률은 33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PIR은 가구의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주택가격 수치다. 즉 PIR이 5라면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5년이면 집을 한 채 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PIR에 적용되는 소득 지표 등은 국가별 사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국가간 PIR을 비교할 때 추세 대비 비율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한은 발표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이후 국가간 차이를 고려한 한국의 PIR 상승률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한은은 한편 올해 5월 기준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 대비 25.5%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는 OECD 37개국 중 15위에 해당했다.
이처럼 주택값이 오름에 따라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2020년 말 기준 200.7%)은 OECD 36개국 중 7위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히 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한국은 여타 주요국과 달리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겪지 않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2009년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57.7%포인트 올라 OECD 회원국 중 가장 크게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또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DSR) 수준 역시 "코로나19 이후 2년간 증가폭이 비교 가능 대상 1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국의 소득 대비 집값이 OECD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데다, 코로나19를 지나는 동안 집값 오름세가 주요국 중 가장 큰 수준이었다는 진단인 셈이다.
다만 이처럼 집값 오름세가 컸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LTV 규제비율이 낮은 등 "대출 건전성 관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은 이 같은 점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가격 하방압력이 주요국중 높은 편에 해당"한다며 "(그간) 주택가격 상승이 높은 가계부채 비율 상승을 동반한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비교적 높은 주담대 의존도와 변동금리비율을 통해 가계의 채무상환부담 증가와 주택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따라서 앞으로 주택가격 조정이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요인에 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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