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추석 민심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정면 격돌했다. 명절 연휴 이전부터 진행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지키기' 대 '이재명 대표 부부 지키기' 구도의 연장선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석 연휴 나흘 동안에도 어김없이 이재명 대표 사당(私黨)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이번에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나오면, 이 대표의 의원직 박탈은 물론 민주당은 선거보전비용 434억을 반환해야 한다. 그야말로 패당망신(敗黨亡身)"이라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대표의 명백한 사법 리스크를 알면서도 스스로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다"며 "대선 경선 및 대선 직후, 올해 보궐선거 직전, 당 대표 선거 등 정치인 이재명을 '손절'할 수 있는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찬 결과, 민주당은 정치인 개인의 정치적 인질로 전락해 '전쟁입니다' 말 한마디에 정치적 옥쇄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조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이 대표를 겨냥해 "도대체 수사와 보복을 의도적으로 교란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노골적 거짓말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기소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 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번 검찰 기소는 일부 의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것뿐, 범죄 의혹에 대한 본격적 수사는 아직도 멀었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는 검사 출신이며 윤석열 대통령과 고향 친구 사이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석 민심에 대해 "민주당 정권 시절 못된 사람들 꼴 보기 싫어서 정권교체를 했는데 왜 꼴 보기 싫은 사람들 빨리빨리 처리 안 하느냐는 야단을 많이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던 정권이 대통령 배우자 의혹에는 '묻지마 무혐의'로 일관하고 전 정권 수사와 야당 탄압에는 혈안"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추석 직전 야당 대표를 기소하더니 권익위 표적 감사를 또 연장했다"며 "이러니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며 윤석열식 공정과 법치에 의문을 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검은 윤석열 정권 도덕성 회복과 국정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며 "여당도 민심을 거스르지 말고 김건희 특검법을 당장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추석 민심은 한 마디로 민생이 실종된 국정 운영에 대한 매서운 경고였다"며 "정부·여당의 무능과 내홍으로 나라 살림이 어려워졋고 국민 삶은 더 팍팍해졌다고 (민심은) 지적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시급한 민생 경제 대책은 뭉그적거리면서 보도사진용 현장만 찾는다, '민생 쇼'라는 국민 비판이 나온다"고도 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어제 무늬만 개편안을 발표했다"며 "국민이 요구한 인적 쇄신의 본질은 검찰에 휘둘린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하란 것이었는데, 검찰 출신 비서관, '육상시', '검핵관'은 꼼짝도 안 했다. 겉 포장지만 갈아끼운 것"이라고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비판하고는 "소리만 요란하고 공허하기 짝이 없는 쇄신은 국민 분노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먼저 아집에 가까운 '검핵관 지키기'부터 버려야 한다"며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애도한 글에 이름을 틀려 외교 망신, 새 민방위복에는 '대통령' 표찰을 달아 의전·경호에 어긋난단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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