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러시아 석유 대기업의 간부가 추락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 에너지 기업 고위직의 석연찮은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 기업 루크오일은 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 자사 이사회 의장인 라빌 마가노프가 중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 마가노프가 중앙임상병원 6층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마가노프는 심혈관계 질환 진단을 받았고 우울증을 오래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가노프는 2020년부터 루크오일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루크오일은 지난 3월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요구했다. 이 회사는 주주 및 직원, 고객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적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무력충돌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했다. 이 회사의 전 최고경영자 바기트 알렉페로프는 지난 4월 사임했다.
올 들어 러시아 에너지 기업 고위직의 사망이 잇따랐다. 지난 4월 가스 대기업 노바텍의 전 최고경영자 세르게이 포르토세냐와 그 가족이 스페인의 한 빌라에서 사망했고 같은 달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 자회사 가스프롬방크 전 부사장인 블라디슬로프 아바예프가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5월엔 루크오일 최고위직을 역임한 알렉산더 수보틴이 모스크바 소재 무속인 집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지난달 30일 별세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비에트연방(소련)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해 중앙임상병원을 찾았다. 러시아 국영방송은 이날 병원에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관 곁에 붉은 장미를 놓으며 경의를 표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일정 관계로 오는 3일로 예정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공개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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