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로 인해 국민의 올해 2분기 실질소득이 1분기보다 1.3% 줄어들었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세계를 강타하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관련 조치로 인한 타격이 우리 경제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치)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8조4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1.3% 줄어들었다.
이는 2020년 2분기 -2.0%의 성장률 하락을 보인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NI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에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합산한 지표로,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달성한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 대비 0.7% 성장했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짐에 따라 우리 국민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보다 구체적으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전분기 5조3000억 원에서 2분기 4조4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그에 따라 실질 무역손실액이 1분기 19조 원에서 2분기 28조 원으로 대폭 증가한 영향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2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3.1% 감소했다. 작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020년 2분기(-14.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분기 수입액 역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이 같은 교역실적 악화가 국내총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한국 경제 성적표의 핵심 지표인 무역 수지는 앞으로도 본격적인 내리막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66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다. 이는 8월 역대 최고 실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66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28.2%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아울러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 역시 244억4000만 달러로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장기간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 교역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지난달 대(對) 중국 수출 성적표는 -5.4% 성장에 그쳐 넉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중국 내수 성장 둔화로 인해 수출액이 감소한 반면, 우리 산업 수출을 위해 필요로 하는 중간재 수입액 등이 늘어나면서 무역 적자가 심화했다.
다만 아세안을 상대로 하는 수출 증가율이 21.7%에 달해 총 수출액 108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아세안이 중국(131억3000만 달러)에 이은 두 번째 수출 시장이 됐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87억6000만 달러였고 유럽연합(EU)이 54억 달러였다.
산통부는 "대규모 에너지 수입으로 인해 작년 6월 이후 15개월 연속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웃돌았다"며 "에너지와 중간재 수입 급증으로 인해 수입액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연속 6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8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96억6000만 달러) 수입액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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