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직장 내 성희롱 등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한 40대 女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직장 내 성희롱 등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 한 40대 女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재해' 인정... 육체적·정신적 고통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직장 상사로부터 성희롱 등의 괴롭힘을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여성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지난 24일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는 여성 건설노동자 김 모(48)씨 유족이 청구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승인했다. 공단 측은 김 씨의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철강공단 하청업체 여성 노동자 김 모씨가 남긴 유서 내용 일부 ⓒ김 모씨 유족

유족 측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4월 경북 포항의 D사에 입사해 포항제철소에서 불티 확산을 방지하는 일용직 '화재감시원'으로 근무했다. 6명의 현장 노동자 중 여성은 김 씨 1명뿐이었다.

김 씨가 입사하고 열흘쯤 지났을 무렵부터 본격적인 직장 상사의 괴롭힘이 시작됐다. 회사 안전과장인 B씨는 김 씨에게 "야, 너, 어이" 등으로 하대하고 "심심하면 배관 자재 짜투리 좀 치우지" 등의 반말을 일삼았다.

심지어 그해 6월께에는 불티 방지포를 꿰매는 보수작업을 하던 김씨에게 B씨는 "여자들은 구멍을 못 찾는다"는 식의 성희롱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화재감시원'으로 채용된 김씨였지만 B씨와 공사부장 C씨의 지시를 받아 40킬로그램에 이르는 용접 잔재물과 쇠파이프 100여개를 나르는 등,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반복해야 했고 결국 요통과 손목 통증이 생겨 물리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김 씨는 결국 공사 종료 2~3일 전인 지난해 6월10일 현장 반장에게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건설노조측에 피해를 제보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김 씨를 나무랐고, 이에 김 씨는 그날 귀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고 후 고용노동부는 직장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사업장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B씨와 C씨가 직장내 괴롭힘을 인지하고도 무마하려 했다는 결론까지 내렸다. 하지만 수사에 착수했던 경찰은 이들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홍준기

대구경북취재본부 홍준기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