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5보급창 이전 부지 놓고 지역 내 정쟁 점화

부산 북항에 있는 주한미군 55보급창 이전 부지로 남구 신선대 부두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재호(부산 남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는 주한미군 55보급창 남구 용당동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부산 서동)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55보급창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를 질문하자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신선대부두 투기장을 대체 부지로 결정했다"고 답한 바 있다.

안 의원은 "55보급창 이전 확정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있으나 대체부지가 공개되며 북항2단계 재개발사업까지 연이어 가속도가 붙게 됐다”며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 일정에 맞춰 관련 부처에서 55보급창 부지 활용방안 및 이전 계획을 꼼꼼하게 검토해 혁신적인 도심 공간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전 부지가 확정된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미군 55보급창 부지를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부대 이전을 국방부에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으나 해수부의 답변과 달리 부산시나 국방부는 "아무런 논의가 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호 의원은 55보급창 이전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 용당동 일대 발전 방해, 철도 시설 미비 등을 강조하면서 "남구 신선대 부두는 2030년 이후 부산신항으로 이전하는 것이 부산시의 장기 계획이다. 결국 55보급창도 이전해야 한다"며 "임시방편이 아니라 부산항 주변지역 발전과 함께하는 이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5보급창의 남구 이전은 지역 주민과 다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졸속 추진되고 있는 55보급창 이전 반대를 위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기자회견까지 열고 55보급창 이전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으나 신선대 부두가 지역구인 박수영(부산 남갑) 국민의힘 의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우선되지만 남구 주민 의견 수렴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