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비유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의 집단 반발을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라며 이 장관을 감싼 데 이어 야권 친화적인 이력을 가진 한 총리까지 이 장관 엄호에 나서면서 여야 갈등이 증폭됐다.
한 총리는 26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경찰청장 대행이 '회의를 해산해라. 하지 말라'는 명령으로 일관했다. (그런데도 서장 회의를 해산하지 않은 것은) 상명하복의 조직인 경찰로서는 정말 굉장히 잘못된 일"이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런 절실성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선 공무원인 경찰 쿠데타 발언에 총리가 맞장구치면 되나. (이 장관 옹호를) 철회하라"고 했지만 한 총리는 "모든 경찰이 다 그렇다는 게 절대로 아니지 않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경찰이 무장을 해서 용산으로 쳐들어왔나. 탱크를 몰고 왔나. 장갑차를 몰고 왔나"라며 "일국의 장관이라는 사람이 경찰을 보고 쿠데타 세력이라는 함부로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됐나. 왜 총리께서는 '그 말이 좀 과했다. 그건 국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야기 안 하나"라고 재차 한 총리를 몰아붙였다.
한 총리는 "(이 장관이) 쿠데타 세력이라고는 얘기 안 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쿠데타를 하기 위해 모였다' 그건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해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김 의원이 "표현이 과한 거 맞죠"라고 질문하자 한 총리는 "그런 점에서는 좀 과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김 의원의 "(쿠데타 발언이) 적절했냐"는 질문에 "표현이 좀 과하긴 했지만 그 사안의 절실성과 중대성에 비해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쿠데타)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끝내 이 장관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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