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8일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고 개혁과 혁신으로 민주당을 재건하겠다"며 차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턱밑까지 위기가 닥쳐오는데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게 둘 순 없었다. 그래서 무거운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그간 당권 주자로 거론돼 온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양강양박' 4인방 모두 전대에 뛰어들게 됐다. 재선의 박 의원은 1973년생이다.
박 의원은 "이번 전대는 민주당이 국민이 명령하는 개혁과 혁신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어떻게 강하고 유능한 야당으로 태세를 전환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지 토론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꼼꼼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닥쳐오는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범국민적 공론화 기구'와 민주당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제안한다"며 "이는 국민 목소리를 담는 용광로이자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끌었던 개혁의 맨 앞에는 박주민이 있었다"며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수처법, 검찰개혁 등 이 모든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민주당이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저는 묵묵히 걸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신뢰를 잃은 것은 좌고우면 눈치를 보면서 국민이 요구한 과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민주당의 주된 개혁을 이끌어 왔던 동력으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고 위기 극복을 견인하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한 야당, 행동하는 야당'을 내걸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누군가는 '어차피 투표할 필요도 없다. 답은 정해져 있다'며 이번 출마는 제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출마가 유력시되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박 의원은 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어제도 이 고문을 잠깐 만났는데 조만간 결정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 고문과 비교했을 때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 개혁이나 혁신 부분에 있어서는 이 고문보다 더 길게 고민했고 실질적으로 최고위원을 거치며 겪어도 봤다"며 "전대 과정과 토론을 통해서 이 고문 대비 비교우위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위 '양강양박'(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가운데 가장 늦게 출마 선언을 한 데 대해서는 "다른 후보와 어떻게 다른 메시지를 낼 수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당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저는 2년 전에도 전대에 출마해서 그때와 다른 내용이 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당내에서 '최고위원 권한 강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최고위원도 여러 당원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분들인 만큼 그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당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된다"며 "당내 민주주의 확장과 강화 위해 그런 부분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법대 출신인 박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주요 개혁 입법을 주도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강행 때도 중심에 있었다.
2018년 최고위원 선거에서 1등으로 당선돼 수석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했고 2020년 당 대표 선거에도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 도중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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