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금융권의 전망이 나왔다. 물가 상승세와 맞물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신호로 해석된다.
8일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하반기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에 그치고, 내년에는 -0.8%를 기록해 역성장할 것으로 박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돼, 그 여파가 내년까지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근거로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세 가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의 여파로 인해 세계 경제 수요가 둔화해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는다고 박 이코노미스트는 해석했다. 3분기부터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4분기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박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이처럼 경기 전망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 수준도 빠르게 수축해, 수출 둔화→투자 둔화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지고, 이는 결국 기업과 가계 소득 증가율 둔화로 이어져 소비 여력 역시 깎여나간다고 박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경기가 침체하는 와중에 물가 상승세가 동반되는 점도 부담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5.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상승률은 6%를 웃도는 등 연말까지 고물가 여파가 이어질 것이나, 다만 임금 인상이 수반되는 물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박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이달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빅 스텝은 득보다 실이 크다"며 한은이 이 같이 과감한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25%까지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인상에도 부채 부담이 큰 가계의 이자 비용이 덩달아 커져 경기 둔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박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