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조건 중 하나로 '대선 관련 고소고발 취하'를 내걸어 '이재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얼토당토 않은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20일 넘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원 구성 협상 앞에 또 한 번 암초가 나타난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22일 국민의힘 의원 모임 '새미래' 출범 축사 중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계속 원 구성과 관계없는 조건을 붙인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과정에서의 고소고발 사건을 상호 취하하는 것"이 민주당이 내건 원구성 협상의 조건 중 하나였다며 "우리가 고발한 사건은 전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됐다. 이 후보를 살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의 법사위-본회의 불법 통과에 대한 우리 당의 권한쟁의 심판과 헌법심판 청구를 취하하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명단을 제출하고 운영하자"는 요구를 원구성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고소고발 취하를 원 구성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은 적도, '이재명 살리기'를 시도한 적도 없다며 권 원내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많은 고민 끝에 '협상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오늘(22일) 중 권 원내대표와 만나 진정성과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얼토당토않은 발언에 기가 찬다"고 언성을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고소고발 취하' 얘기에 대해 "지난 4월 천안함 추모 행사에서 제 옆자리에 계셨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때의 고소고발 사건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서 제가 '(그것은) 원내 업무가 아니고 당무다. 우리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상의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이재명 살리기'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물으니 (전날 수석 회동에서도) 이재명의 '이' 자도 안 나왔다더라"며 "사실 왜곡을 바로잡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중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로 예정됐던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전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나 원 구성 협상을 벌인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의원만이 아니라 우리 당 대변인단 등 무수히 많은 분이 고발당했다"며 "'신뢰 회복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자'고 했고, 양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사를 타진했을 뿐 그걸 원구성 협상의 조건이나 전제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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