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이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라는 명칭의 의원 공부모임을 출범시켰다. 김 의원은 '새미래'가 "순수한 공부모임"이라고 강조했지만, 당권 행보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22일 국회에서는 강연과 토론으로 구성된 '새미래' 첫 조찬모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모임 회원 38명과 비회원 8명 총 46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자의 면면을 보면, 배현진‧임이자 의원 등을 비롯해 범친윤계가 주를 이뤘지만 정우택‧조해진 등 '비윤' 중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되며 사실상 이준석 대표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게 된 최재형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과 함께 차기 당권 주자로 나란히 거론되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수준의 공부모임"이라고 덕담을 하며, 자신의 전임자인 김 의원에 대해 "소수 야당 원내대표로서 어려운 당을 이끌고 민주당과 싸워 대선 승리에 기여하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그 여세를 몰아 2024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다수당이 되자는 목표로 '내일을 바꾸는 미래전략 2024'라고 뒤에 '2024'를 붙이신 것 같다"며 "그 외에는 다른 목표가 없으신지, 왜 '2024'로 하셨는지"라고 한 후 "농담"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농담'에 대해 '2023년 전당대회에는 출마 안 할 거냐'는 견제성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새미래'에 대해 당권 행보, 계파 모임 등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사말에서 "공부모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어 불편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순수한 공부모임이니 오해 없기 바란다"며 "민주당 정권이 실패한 경제 문제, 집 문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신뢰를 국민들께 드리려면 의원들부터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의원은 "오늘은 브리핑 없다. 공부하는 자리니까"라고 하더니, 첫 모임 소감을 묻는 말에도 "공부 열심히 해야지.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이야"라고만 답했다.
'새미래'의 첫 강연자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초빙됐다. 권성동‧장제원 등 '친이계' 의원들이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고, 대통령실과 정부에도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가 첫 강연자로 초청된 셈이다.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전 총리는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정과 협치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 뒤 의원들에게 "정의당 등 소수당을 배려하는 노력을 하시기 바란다", "전 정부의 잘한 점을 찾아 평가하고 그것들을 계승하거나 진화시켜 나가는 노력도 함께 하시기 바란다" 등의 당부를 남겼다.
'새미래'는 앞으로도 2주에 한 번 강연과 토론으로 이뤄진 조찬 모임을 열 계획이다. 다음 강연자로는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린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등이 예정돼 있다.
김 의원이 이날 '새미래' 출범으로 당권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다른 당권 주자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친윤' 의원 공부모임 '민들레' 출범을 주도하다 권 원내대표의 반발에 부딪친 뒤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장 의원은 2020년 7월 자신이 주도해 만든 의원 연구모임 '미래혁신포럼' 활동 재개로 방향을 돌린 모양새다. '미래혁신포럼'은 오는 2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초청해 강연을 열 계획이다.
'민들레' 모임은 또다른 '친윤' 의원인 이철규·이용호 의원 등을 중심으로 출범 시기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민들레에 가입 의사를 표한 국민의힘 의원은 30여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 처음 출근하며 "가능한 많은 의원을 만날 것"이라는 계획을 말지만 공부모임에 대해서는 지난 17일 SBS 인터뷰에서 "제가 만들 생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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