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2025년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다만 정확한 시점은 인플레이션의 반등 속도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이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될지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신간 <변화하는 세계 질서 (The Changing World Order)>(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한빛비즈 펴냄)에서 '빅 사이클'을 연구한 끝에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빅 사이클은 지난 500년간 주요 국가들의 경제적, 정치적, 역사적 패턴에 기반한 흐름이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이 5가지 유형의 전쟁(무역/경제 전쟁, 기술 전쟁, 지정학적 전쟁, 자본 전쟁, 군사 전쟁)에서 강도를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며 향후 미중간의 '전쟁'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았다.
"중국의 국력이 미국보다 상승하는 추세이므로 이런 상황은 중요한 변화가 너무 이르거나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다음번에 나타날 위기는 두어해 차이는 있겠지만 이 글을 쓴 시점(2021년 11월)으로부터 약 5년이 지났을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러한 사이클이 나타날 시점을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하지만 더 강력한 사이클이 나타나는 추세와 펀더멘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러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는 미국에 대해선 "점진적인 쇠퇴의 길로 접어든 강대국(현재 주요 국가 중 1위)"으로 "이미 부채를 화페화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기축통화국"이라는 지위가 바뀐다면 위상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내부 무질서(경제적 격차, 정치적 갈등, 일반적 불만)가 중대한 위험에 달한 상태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상위 1%와 상위 10%는 각각 전체 소득의 19%와 45%를 차지)은 주요 국가 중 두번째(인도가 1위)로 높다. 이에 반해 중국(현재 2위)의 빅 사이클은 유리한 상황이며, 유로존(현재 3위)의 빅 사이클은 혼조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장기적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서문에서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막대한 빚과 제로금리로 전 세계 3대 기축통화(달러, 유로, 엔)국이 엄청난 양의 화폐를 발행했다.
둘째, 지난 100년간 발생한 빈부 격차, 정치적 가치관의 양극화 때문에 국가별로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갈등이 발생했다.
셋째, 새로운 강국(중국)이 출현해 기존 강국(미국)과 기존 질서에 도전했다.
그는 '빅 사이클'이 크게 1) 창의성과 생산성이 증가하고 생활 수준이 대폭 향상되는 평화롭고 풍요한 시기와 2)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며,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와 생명 등이 파괴되는 불황기와 폭동 및 전쟁이 발생하는 시기로 구분된다고 구분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벌어질 대로 벌어진 경제적 격차와 이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로 신음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생한 2022년 세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의 '빅 사이클' 연구는 일차적으로는 실패하지 않을 경제적 선택과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런 경제적 변화는 정치적, 역사적 흐름의 변화와 동떨어져 설명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요동치는 국제 정세의 흐름을 더 넓은 시각으로 보기 원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게 된 까닭은 "세상의 작동 원리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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