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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향기로운 허브이야기'] ⑤ 고운 빛깔의 허브, 메리골드와 맨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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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식품전문기자의 '향기로운 허브이야기'] ⑤ 고운 빛깔의 허브, 메리골드와 맨드라미

눈 건강에 좋은 메리골드와 맨드라미, 여성 건강에도 좋은 효능 나타내

푸른하늘이 높고 넓게 펼쳐진 늦봄의 하늘을 보면 우리 눈이 시원해진다. 요즘에는 환경오염과 스마트 기기들의 사용 증가로 우리 눈은 항상 피로에 지쳐있다.

이렇게 피로해진 눈을 밝게 시원하게 해줄 허브가 있는데 바로 ‘메리골드(Marigold)’이다. 메리골드는 종에 따라 색과 모양이 다양하다. 메리골드는 고운 색과 모양도 매력적이지만 진정한 매력은 진득한 향기에 있다.

이 진득한 향 때문에 멕시코의 최대 명절로 불리는 ‘죽은자의 날’이면 무덤 주위와 길가 곳곳에 메리골드가 가득 심어지는데, 이는 아마도 코 끝을 자극하는 메리골드의 진한 꽃향기로 죽은자를 애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한편 연인들 사이에서는 메리골드가 사랑의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메리골드를 잘 꼬아 만든 화환으로 프러포즈를 받으면 그 아름다음과 진한 향 때문에 화환을 받은 여자를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으로 보았다고 한다.

메리골드는 개량종이 많아 그 종이 무척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메리골드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아프리카에서 자리 잡은 아프리칸메리골드(African Marigold)를 천수국(千壽菊)이라고 부르는데 멕시코가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줄기는 높이 70∼100c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털이 없다. 아프리칸메리골드는 전초에서 냄새가 나는데 이 냄새로 인해 해충의 접근을 막기 때문에 화단에 주로 심는다.

유럽에서 자리잡은 프렌치메리골드(French Marigold)를 만수국(萬壽菊)이라 부른다. 아프리칸메리골드는 꽃잎이 풍성한 겹꽃 형태이고 프렌치메리골드는 작은 두상꽃차례 형태를 띤다. 프렌치메리골드는 금송화·불란서금잔화·홍황초(紅黃草)라고도 하는데 양지바른 모래흙에서 잘 자란다. 원산지는 멕시코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한국·유럽·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금잔화라 불리는 남유럽이 원산지인 카렌둘라(Calendula officinalis)는 화려한 메리골드의 꽃과 잎 모양에 비해 비교적 얌전하고 단아한 모양인데 반면 향이 진해 나비들이 즐겨 찾는다. 금잔화는 오렌지에 가까운 노란색 꽃이 피는데 매력적인 향기 덕분에 국내에서는 정원수로 유명하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식용, 약용, 염료, 화장품의 원료로 재배되었던 허브이기도 하다.

금잔화는 꽃과 잎을 우린 물은 결막염이 있을 때 세안수로 사용하면 좋고, 항진균성 효과도 있다. 허브차로 마실 경우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에 좋은 효능을 낸다. 또한 꽃을 달인 물은 외상, 화상, 동상 등의 도포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입욕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 메리골드는 허브차로 마실 경우 눈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메리골드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서리가 내리면 말라 죽는 한해살이 식물로 자라지만 꽃 한송이에 들어 있는 수십개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이듬해에는 자라나는 새싹을 볼 수 있다.

메리골드는 허브차로 즐겨 마시는데 건조시킨 메리골드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물빛이 진한 황금색으로 변한다. 메리골드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 성분이 많아 눈에 좋다. 이외에도 비타민C, 비타민E, 라이코펜 등의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또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항균, 항염, 항바이러스 작용이 뛰어나고, 상처 치유효과로 궤양, 상처, 갈라진 피부, 종기, 습진 등에 효과적이다.

단, 식약처에서 메리골드는 하루 섭취량을 20g 이내로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메리골드 차를 3~4잔 내외로 마시는 것이 좋다.

메리골드는 약간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향이 진하고 화사한 색감이 좋아 샐러드나 요리의 가니쉬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맨드라미는 꽃의 모양이 수탉의 벼슬을 닮았다 하여 영어로는 ‘콕스콤(Cockscomb)’, 한자로는 ‘계관화(雞冠花)’, ‘계두화(雞頭花)’로 불린다. 맨드라미의 꽃말은 ‘타오르는 사랑’으로 맨드라미의 붉은색 꽃 모양을 두고 예술가들은 예술적 고통, 우울함, 성찰, 욕망 등 삶의 감정들을 대변하기도 한다.

고려 시대 시인 이규보는 ‘동국이상국후집’ 제5권, 고율시(古律詩) 89수 에서 우리네 짧은 인내심과 끈기 없는 태도를 거친 바람과 소나기, 서리 내린 후 매서운 추위도 꿋꿋이 이겨내며 피는 강인한 맨드라미 꽃과 비교하며 묘사했다.

맨드라미는 꽃의 생김새에 따라 주먹 맨드라미, 촛불 맨드라미, 닭벼슬 맨드라미 등으로 구분되는데 주황색, 빨간색, 분홍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중 주먹 맨드라미는 식용 및 약용으로 사용된다. 꽃의 크기는 주먹만 하고 잎에는 시금치 같은 향미가 있어 중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주먹 맨드라미의 어린잎과 줄기를 채소처럼 조리해 먹었다고 한다.

우리 옛 선조들도 주먹 맨드라미를 찹쌀반죽에 넣고 지져 맨드라미 화전을 만들어 먹었고,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맨드라미꽃이 재배하는 약재로 사용되었음을 경기도, 경상도, 황해도 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맨드라미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열대·아열대 지역에 걸쳐 자생하며 사랑 받은 역사가 오래 된 꽃이다. 맨드라미는 동양과 서양이 한결같이 생김새를 닭의 벼슬로 연상하여 이름 붙였다. 학명의 'Celosia'는 그리스어의 불타는 것처럼 붉다는 뜻이며 영어명의 'Cockscomb'도 수탉의 벼슬을 뜻한 이름이다. 중국어명인 계관화(鷄冠花)도 닭의 벼슬 같은 꽃이란 이름이고 일본어명 계두(鷄頭)도 같은 뜻이다.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이어서 옛날에는 계관화라 했지만 현재는 '맨드라미'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말의 맨드라미는 만들어놓은 것 같은 꽃이라 하여 맨드라미라 부른다고 한다. 

식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주먹 맨드라미의 작고 검은 씨앗에는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높고 비타민B₃와 니코틴산이 풍부하다. 한방에서는 백내장 같은 안과질환에 사용하는 약재이기도 하다.

꽃과 잎은 건조시켜 각종 요리나 허브티로 먹는데 여성의 생식기, 자궁 출혈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번식은 씨앗으로 하고 관리가 쉬워 이른봄 씨앗만 뿌려주면 늦가을까지 피어오르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개량종인 촛불 맨드라미가 있다. 키가 작고 삐죽한 꽃의 끝부분이 정말 촛불을 닮았다. 여기에 노란색, 분홍색, 빨간색 등으로 강렬한 색감이 촛불의 이미지를 더한다.

촛불 맨드라미는 식용은 불가능하지만 관상용으로 키울 경우 확실한 인테리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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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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