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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500%' 송영길, 국민의힘으로 출마해도 손색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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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500%' 송영길, 국민의힘으로 출마해도 손색 없다"

[2022 주거권 대전환 포럼] 지방선거 주거권 공약 평가와 제안

폭등한 집값, 그에 따라 또다시 높아진 전월세…. 세입자를 살기 힘들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더구나 세입자를 지켜줄 이렇다 할 법이나 제도도 요원하다. 여전히 을의 위치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언론과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부동산 정책은 말 그대로 '부동산' 자체에만 머물러 있다. 사람 중심이 아닌 재물 중심의 정치적 담론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사람 중심의 '주거권'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집걱정없는세상연대, 서울하우징랩 공동주최로 5월부터 11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2022 주거권 대전환 포럼'을 진행한다. <프레시안>에서는 이들 포럼을 정리해 기사로 올릴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시대다. 정권 초기임에도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각종 인사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과 차별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다.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비롯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용적률 500% 상향, LTV 80% 인상, 임대차3법 수정 등 규제 해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간 수요 억제책을 펼쳤던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 행보다.

하지만 새정부의 이러한 규제 완화 흐름이, 전 정부에서 부동산 억제책을 펼쳤던 민주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기존 6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그간 다주택자들을 옥죄던 민주당의 모습과 전혀 다른 행보인 셈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부동산 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기존 민주당 안에서 완화된 부동산 정책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 사항이다. 지방선거 승부처인 수도권의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결국, 표 때문에 일관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놓아버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17일 서울하우징랩, 집걱정없는세상연대가 주최하고 서울 영등포구 하우징랩에서 열린 '2022 주거권 대전환 포럼'의 첫 번째 포럼 '지방선거 주거권 공약 평가와 제안'에 참석한 발제자와 패널들은 이러한 규제 완화 정책을 일제히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에 방점이 찍히기 보다는 '사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 17일 서울하우징랩, 집걱정없는세상연대가 주최한 '2022 주거권 대전환 포럼'의 첫 번째 포럼 '지방선거 주거권 공약 평가와 제안'이 열렸다. ⓒ프레시안(허환주)

"한정 없이 올린 아파트, 미래에는 어떻게 되겠나"

발제자로 참여한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난무하는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두고 "지금의 서울과 수도권은 고령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곳으로 더는 이곳으로 몰려올 지방의 인구도 없다"며 "이런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정치인들은 고민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공급을 늘리고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늘리겠다는 선거공약을 보면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실제 송영길 후보는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이는 등 재건축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한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적률 상향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 소장은 '용적률 상향' 공약을 두고 "용적률을 500%로 올리고 거기에서 공공은 일부를 기부받아 공공임대를 하겠다고 한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렇게 되면 45층 아파트가 100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문제는 그런 아파트가 45년 뒤에는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수도권 인구가 줄어들어 축소개발을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이는 45층 아파트를 부수고 35층으로 짓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그마저도 못하고 슬럼화되면 공공이 들어가 축소개발을 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지금의 용적률 상향 정책은 미래 세대의 세금을 미리 끌어다 쓰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토지주에만 독점되는 이익이 문제"

최 소장은 용적률 상승에 따른 세대 간 불공정을 지적하며 동시에 토지주에만 이익이 독점되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간척지를 예로 들며 "인접권을 인정하지 않기에 바닷물을 막아 땅이 생겼다고 그 땅이 인근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진 않는다"면서 "반면,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땅이 늘어나는 용적률은 왜 토지주에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더구나 그렇게 늘어난 용적률로 인해 늘어나는 인구로 길을 넓히고 학교를 짓고, 지하철을 만드는 것은 사회의 투자를 통해 형성된다"며 "그렇다면 늘어나는 용적률은 공공에서 가져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이런 이야기들은 정치인들이 해야 하지만, 표 떨어지는 이야기라며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정치인이라면 미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인구 절반이 세입자지만, 이들을 위한 정책은 없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부동산 정책이 세입자 중심이 아닌, 부동산 소유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수 위원장은 "서울에 사는 인구 중 절반이 전월세에서 살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세입자를 위한 정책보다는 임대인(외지인)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수 위원장은 2020년 당시 마포구에 임대주택 6000여 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이를 반대하며 단식을 진행했던 마포구청장을 언급하며 "마포구에 살면서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음에도 구청장은 이들을 주민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다 보니 개발이 호재인 사람들, 집을 투기 목적으로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정책이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수 위원장은 "지금의 정치는 지역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지역에서 더 잘 살게 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며 "개발을 호재라고들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로 인해 공동체를 만들어온 세입자들은 떠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수 위원장은 "세입자가 살 자리, 생활하는 공간이 사라지면 그 지역 공동체도 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고가 아파트가 만들어지는 공약만 남발하는 지방선거는 그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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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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