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인천시장 선거에서 경기도로 '불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인천시장 선거에서 경기도로 '불똥'

박남춘 "인천매립지 대체부지 포천으로 알아"…김은혜 "밀실협의냐"

인천시장 선거 쟁점이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의 불똥이 경기도지사 선거로 옮겨붙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인천 매립지의) 대체 매립지는 경기 북부 포천이라고 알고 있다"고 하면서다.

박 후보는 지난 1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2015년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 4자합의에 따라 2025년에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한이 종료되면 대체 부지는 어디가 되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변했다.

박 후보는 이어 "서울, 경기는 그쪽(포천)에 가서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에서 했던 것과) 같이 생활쓰레기나 건설폐기물을 묻을 필요가 없다. 이미 그런 것은 수도권에서 묻지 않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며 "친환경 소각재만 처리하는 자체 매립지로 서울, 경기는 포천에 그거(대체부지)를 쓰면 되는 것이고, 인천은 영흥에 확대돼 있는 인천 자체 매립지를 쓰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경기도지사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김은혜 후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1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 후보의 '포천 매립지' 망언은 1390만 경기도민을 무시한 처사이자, 오만과 독선에 찌든 민주당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박 후보는 경기도민께 사과하라"고 했다.

김은혜 후보 측은 이어 "오죽하면 포천에 출마한 민주당의 후보들조차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겠는가. 하지만 유독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만이 조용하다"며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면서 정작 도민들이 이렇게 무시를 당하는데도 같은 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이 문제를 경기지사 선거 쟁점으로 제기한 것이다.

김은혜 후보 측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김동연 후보 측의 답변은 더욱 가관이다. '해당 지역의 의견이 먼저 반영돼야 한다', '차후 충분히 논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여지를 남긴 것"이라며 "이러니 박남춘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이면합의 의혹'이 나오는 것"이라고까지 했다.

김은혜 후보는 전날 SNS에 쓴 글에서도 "수도권 매립지, 밀실에서 정할 사안인가?"라며 "박남춘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묻습니다. 환경부, 경기도청, 포천시도 모르는 '포천 대체매립지'를 누구와 협의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인천 서구 오류동 일원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때마다 늘 쟁점이 돼온 사안이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오세훈-박영선 후보 간 신경전이 벌어진 바가 있다.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박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매립지 이전 관련 성과는 자신의 공으로, 미진한 부분은 상대 탓으로 넘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현직 인천시장, 유 후보는 전직(2014~18) 시장 출신이다.

박 후보는 2015년 당시의 합의에 대해 "수도권 매립지를 닫아야 하는데 연장을 시켜준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대체 매립지를 못 구하면 더 쓸 수 있다고 독소조항까지 집어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시 4자합의에는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은 경우 현 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약 100만 제곱미터)이내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박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대체 매립지를 찾는 노력을 했지만 서울, 경기에서 대규모로 생활쓰레기까지 매립하는 그런 걸 누가 주민들이 수용하시겠느냐. 그러니까 두 차례 공모를 했는데 다 무산된 것"이라며 "그러니까 서울, 경기는 '대체 매립지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못 찾았으니 4자합의에 의해서 인천 매립지를 계속 쓰겠다'는 태도로 일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 후보는 지난 13일 같은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2015년) 4자 합의를 통해서 대체 매립지를 만들기 위한 그 방안을 제가 다 마련했다"고 자부하며 "제가 합의한 이 내용이 엄청난 성과다. 그러니까 이 성과를 지우기 위해 (박 시장이) 대체 매립지가 아닌 자체 매립지를 만들겠다, 이런 터무니없는 일로 지난 4년을 허송세월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4자합의의 단서 조항이 '독소 조항'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협상이라고 하는 건 상대가 있지 않느냐. 협상에 있어서는 대체 매립지를 만드는 동안에는 그 매립지를 써야 되는 게 맞지 않느냐. 그것이 바로 3-1(100만 제곱미터 부지 해당 공구)을 쓰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박 후보는 대체 매립지를 다 놓고 하는 것은 이행하지 않고 그 단서 조항을 갖고 마치 제가 협상을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했다.

즉 현직 시장인 박 후보는 '2015년 협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면 협상 당시 시장이었던 유 후보는 '협상은 잘됐고 그 협상을 이행하기만 하면 됐는데 후임 시장이 대체부지를 못 찾은 탓'이라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유 후보도 그러면서 "환경부에서 대통령, 당시 취임하기 전이니까 당선인께 보고한 내용을 보면 대체 매립지를 이미 우리는 다 갖고 있다. 합의가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 후보는 다만 대체 부지가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