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졌다. 피해자 대부분이 흑인으로 당국은 이를 인종혐오에 의한 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오후 2시30분께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한 식료품점에서 18살 백인 남성인 페이튼 겐드론이 상점 직원과 손님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13명이 총에 맞았고 이 중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총에 맞은 13명 중 11명이 흑인이었으며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인종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용의자 겐드론은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에 투항했으며 1급 살인 혐의로 보석 없이 구금 됐다. 당국은 용의자 본인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용의자는 이날 오후 방탄조끼 등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슈퍼마켓 주차장에 진입해 4명에게 총격을 가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그대로 상점에 진입한 용의자를 은퇴 경관인 경비원이 총을 쏘며 저지하려 했지만 총알이 방탄조끼에 막혔고 경비원은 용의자의 반격으로 숨졌다. 목격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는 상점에 들어가 좌우로 총격을 가했으며 최소 24발의 총성이 들렸다. 총격으로 상점 직원 4명과 손님 6명이 사망했다. 이날 사망자 수는 미국에서 올해 일어난 총기난사 사망자 수 중 가장 많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새크라멘토 시내 총기난사로 6명이 숨지기도 했다.
수사관들은 용의자가 구글 드라이브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180쪽에 달하는 문서를 검토 중인데, 외신들은 이 문서에 백인 인구가 이민자들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는 근거 없는 극우 사상을 비롯해 흑인을 향한 공격, 인종차별적 표현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이 무자비하고 끔찍한 총격은 인종차별로 인해 자행된 폭력적 극단주의 범죄 및 증오범죄"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격이 일어난 슈퍼마켓은 버팔로에서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있으며 이 지역 거주민들이 도보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슈퍼마켓으로, 토요일에는 노인들을 포함한 이용객들로 매우 붐빈다고 지역 주민이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당국은 뉴욕 남부의 작은 마을인 콘클린에 거주하는 용의자가 이 사건을 벌이기 위해 약 322킬로미터를 운전해 이동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당시 카메라를 착용한 채 사건을 소셜미디어(SNS)에 생중계했지만, 해당 매체는 폭력이 감지된 뒤 2분만에 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밤 성명을 내 "인종혐오범죄는 이 나라의 구조에서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며 희생자를 위로하고 사법당국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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