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독재와 싸운 저항시인 김지하 별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독재와 싸운 저항시인 김지하 별세

향년 81세…민주화 운동으로 사형 선고 받기도

저항시인 김지하 씨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 현대사의 굴곡을 시에 담아낸 김지하 시인은 1년간의 투병 생활 끝에 강원 원주시 자택에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1년 음력 2월4일 전라남도 목포시 연동에서 김지하 시인이 태어났다. 본명은 김영일이다. 1954년 강원도 원주로 이주했고, 서울 중동고를 나와 1959년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했다. 입학한 이후부터 4.19 혁명,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 등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1964년 서울대 문리대에서 열린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 조사를 쓰는 등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다 체포되어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69년 시 전문 문예지 <시인>에 김지하라는 필명을 사용해 '서울길', '황톳길' 등을 발표하며 공식 등단한다. 1970년 <사상계>에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판소리 가락으로 풍자한 '오적'을 발표한다. 개발독재 시대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을 을사오적에 빗대 비판한 '오적'은 당시 야당이었던 신민당 기관지 '민주전선'에도 실린다. 이 시로 인해 김지하 시인은 반공법 위반으로 또 한 번 체포되지만 국내외로 논란이 지속되자 한 달 후 석방된다.

도피를 지속하던 1974년에는 '민청학련' 사건으로 다시 체포된다. 군법회의에서 내란선동죄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사형을 선고 받은 직후부터 구명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노암 촘스키, 장 폴 사르트르 등 국제적인 지식인들이 석방 호소문에 서명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자 김지하 시인은 1975년 형집행정지 처분으로 출옥한다. 당국의 체포가 거듭되어도 김지하 시인은 세상에 대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70년대 대표적인 저항시 '타는 목마름으로'(1975) 발표, 옥중기 '고행-1974'에서 인혁당 사건 조작 폭로 등으로 다시 체포된다. 수감 중에 '제3세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터스상 특별상을 받는다. 1984년 사면 복권된다.

첫 시집이었던 <황토>(1970) 이후에 <타는 목마름으로>(1982) 시집을 출간하고 1980년대에는 생명사상에 빠져든다. 시집 <애린>(1986), '이 가문 날에 비구름'(1988) 등 작품을 내놓고 90년 이후에도 <중심의 괴로움>(1994), <화개>(2002) 등을 출간한다.

1991년 발표한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라는 장문의 칼럼은 김지하 시인 '변절자' 논란을 만든다. 명지대 학생 강경대 씨가 학생운동 중 곤봉에 맞아 사망한 일이 청년들의 분신과 투신자살로 이어지자 이를 비판하는 칼럼을 <조선일보>에 게재한 것이다. 이 일로 김지하 시인 구명운동이 계기가 되어 결성된 민족문학작가회에서도 제명된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김지하 시인이 투쟁했던 '독재자'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시인은 말년에 <프레시안>과도 인연을 맺었다. <프레시안> 창간 당시부터 1년 9개월에 걸쳐 쓴 글은 '흰 그늘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명박 정부 집권기에는 '촛불을 생각한다'는 기고를 하기도 했다. 

김지하 시인은 시집 <흰 그늘>(2018)을 끝으로 절필을 선언했다. 사망하기 전까지는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1년간 암 투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보 작가와 토지문화재단 김세희 이사장이 유족이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