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러시아에서 2차대전 승전일로 기념하는 5월 9일에 "최후 통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지 입장을 밝히며 여론전을 편 것으로 분석된다.
美 영부인, '어머니의 날' 맞아 우크라 방문…우크라 영부인 만나
질 바이든 여사는 8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우즈호로드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6일부터 동유럽을 순방 중이던 바이든 여사는 슬로바키아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지역인 우즈호로드에서 피란민 임시 보호시설로 운영 중인 제6공립학교를 방문해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우크라이나 아동들과 시간을 보냈다. 현재도 커뮤니티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는 바이든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교육, 군인 가족 지원 활동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인 지난 3월 9일 "이번 침공에서 가장 무섭고 파괴적인 것은 어린이 사상자들"이라며 러시아 공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공개 서한을 통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바이든 여사를 만나 "매일 전투가 벌어지는 전시에 미국 영부인이 방문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다"며 "용감한 행동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의 날'에 여기 오고 싶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기념한다.
두 사람은 이날 학교에서 피란민 어린이들과 휴지로 곰 인형을 만드는 등 함께 시간을 본냈다.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순방 중이었던 바이든 여사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미 공군기지 장병들, 국제구호단체 직원 등과 회동을 가졌으며 슬로바키아 대통령과도 면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4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오스틴 로이드 국방장관, 지난 1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7개국(G7) 정상들과 함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 등이 논의됐다.
캐나다 총리도 '깜짝 방문'…젤렌스키와 회담
캐나다 트뤼도 총리도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지지 입장을 전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트뤼도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확인했다.
트뤼도 총리는 러시아와 격전지였던 이르핀 지역을 방문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또 이날 우크라이나 주재 캐나다 대사관 업무 재개 기념 행사에 참석해 직접 캐나다 국기를 게양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부총리, 외무장관 등도 함께 했다.
"푸틴, 전승일에 '협상 아니면 핵전쟁' 최후통첩 가능성"
미국 영부인과 캐나다 총리의 8일 '깜짝 방문'은 러시아의 전승기념일(9일)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러시아는 매년 모스크바에서 퍼레이드를 하는 등 전승절에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최후통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7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할 수 있다"며 "계속 싸우면 질게 뻔하다. 푸틴의 유일한 승리 전략은 '완전한 광인'의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승절에 뭔가 일어날 거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푸틴의 적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사"라며 "이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면 푸틴은 정치적 패배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이날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에 대해선 다양한 관측이 있다. BBC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확보한 일부 영토에 대해서 승전 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자국 영토에 병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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