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가 추진 중인 ‘K-가축방역센터’ 건립 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이를 추진하려면 국비 60억 원이 필요한데, 정부가 너무 큰 돈이라며 시의 지원 요구에 손사래를 치고 있어서다. 여기에 시는 K-가축방역센터 건립 예정 토지(5000㎡) 매입에도 애를 먹는 상황이다.
4일 포천시에 따르면 총 사업비 120억 원을 들여 K-가축방역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각종 가축 전염병에 신속하게 대처할 거점 소독시설과 2층짜리 K-가축방역센터를 짓는 게 핵심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10월27일 경기도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협약을 맺었다. 이듬해 7월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포천을 방문했을 당시엔 예산 지원도 건의했다.
이어 지난해 12월6일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K-가축방역센터 구축에 필요한 예산 60억 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는 ‘개별 자치단체에 6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건 과하다’라며 ‘먼저 땅부터 매입하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시의 토지 매입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시는 현재 신북 나들목에서 만세교 삼거리 내 땅을 K-가축방역센터 건립 부지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도 43번과 맞닿은 곳이라 가축 전염병이 생겼을 때 축산 농가와 외부 차량의 출입을 통제·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가 감정평가사를 통해 진행한 가감정 금액에 견줘 토지주가 원하는 땅값 차이가 큰 상태다. 토지주 대부분은 해당 지역의 토지 가격 상승을 크게 기대하는 반면 가감정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해서다.
설사 시가 토지를 미리 사더라도 정부가 국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건립 계획 자체가 물거품이 된다.
시의 지방재정자립도는 24.2%다. 경기 북부지역 자치단체의 평균 29.1%보다도 낮다. 그런 만큼 시 자체 예산만으로 K-가축방역센터를 건립하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 국비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토지 매입을 먼저 하라고 해 고민이 많다”라며 “접경지역 발전 지원 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K-가축방역센터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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