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안은주(54) 씨가 3일 사망했다. 배구선수 출신의 안은주 씨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하다 2011년 쓰러졌고 12년간 투병했다. 안 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1774번째 사망자로 기록될 예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3일 보도자료 및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머무르던 안 씨가 새벽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밝혔다. 안 씨는 폐렴 및 원인 미상 폐질환을 진단받고 두 번의 폐 이식 수술받았다. 그동안 병세는 악화하여 목을 절개하고 산소발생기를 착용했고 손글씨로 대화를 진행했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안 씨의 친언니가 피해자단체의 집회에 참여하며 투쟁을 이어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안은주 씨는 처음에는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제정 이후 긴급구제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고, 그 후에 피해구제자로 인정"되었지만 "사망 때까지 옥시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배보상도, 직접적인 사과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는 피해자 보상을 위한 9300억 수준의 최종 조정안을 발표했으나 분담금 비율이 60% 수준으로 가장 높았던 옥시와 애경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2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조정안이 완료될 때 기업의 보상도 완료되어야 한다는 종국성 요건 등이 포함되면 조정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일 조정위 연장여부 논의가 진행되고, 국회 환경노동위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별도 청문회를 검토할 예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및 피해자 단체는 "가습기살균제 조정안 나와 최소한의 피해지원을 기대했지만 옥시와 애경이 거부하면서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가습기살균제 중증피해자의 한 명인 안은주 씨가 사망해 너무나 안타깝다"라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촉구했다. 가습기 피해자 단체는 매주 화요일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옥시 불매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안 씨의 빈소는 고향인 경남 함안에 마련된다.
전체댓글 0